스마트폰에 멀티 카메라 채택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이 트렌드에 소극적이었던 애플, 구글 등도 카메라 개수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월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중 싱글 카메라를 채택한 기종은 36%, 듀얼 카메라를 채택한 기종은 44%, 트리플 카메라를 채택한 기종은 18%였다. 지난해 5월만 하더라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싱글 카메라 채택률이 62%로 독보적이었고 듀얼 카메라가 나머지 38%를 차지했지만, 1년 만에 싱글 카메라 채택률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트리플 카메라 스마트폰의 비중은 작년 10월까지 1% 내외에 그쳤으나 12월 말 4%로 커졌고 올해 3월 12%, 4월 16%, 5월 18%까지 확대됐다. 쿼드 카메라 등 비중도 5월 판매된 카메라의 2%나 됐다. 멀티 카메라 트렌드는 중저가 모델에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올해 5월 판매된 스마트폰 중 200달러·300달러대 스마트폰에서도 트리플 카메라 비중이 각각 38%, 37%였다.
이에 따라 애플, 구글도 하반기 플래그십 신제품에서 카메라 개수를 늘릴 예정이다.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애플은 9월로 예정된 아이폰 신제품 3종 중 2종에 자사 제품 처음으로 트리플 카메라를 채택할 예정이다. 구글도 하반기 신제품 픽셀4를 출시하면서 시리즈 최초로 멀티 카메라(트리플 카메라)를 채택할 전망이다. 구글은 그동안 픽셀 플래그십에서 후면 싱글 카메라를 고수해왔다.
이들 제품은 삼성전자 등 다른 회사의 트리플·쿼드 카메라가 가로 혹은 세로 방향 일직선으로 배열된 것과 달리 정사각형 디자인 내 삼각형으로 카메라를 배치하고 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연구원은 “애플은 L자모양 전자회로기판(PCB)과 2개의 배터리를 결합하기 위해 이런 배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직 또는 수평 배열과 디자인적으로 차별화하고 카메라 공간을 분리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진석 연구원은 “애플이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의 레퍼런스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런 배열을 모방하는 기업들이 더 생길 것”이라 전망했다.
/정민수 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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