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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감경기 금융위기 후 최저로 곤두박질

전경련 조사…BSI 80.7 기록





기업들의 8월 경기전망이 10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과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이 위기를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80.7로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3월(76.1) 이래 최저치로 조사됐다고 29일 밝혔다. BSI는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BSI 전망치는 2월 81.1을 기록하는 등 올 들어서만도 두 번이나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특히 전달 대비 BSI 전망치 하락폭이 11.6을 기록해 전년(-1.5) 대비 하락폭이 크게 확대됐으며 10년래 가장 많이 떨어졌다. 아울러 7월 실적치는 84.6으로 집계돼 2015년 4월(101.3) 이후 51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이번 조사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시작된 후인 이달 16일부터 23일간 업종별 매출액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3면으로 계속

8월 BSI가 우려스러운 대목은 제조업 경기전망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8월 제조업 BSI 전망치는 74.7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월의 76.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제조업 중에서도 주력산업인 중화학공업은 71.9로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조업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이에 따라 소비심리가 둔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 활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연은 “여름철 휴가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 요인으로 8월 전망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전달 대비 전망치 감소폭이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14일 산업연구원도 국내 제조업체 1,050곳을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4분기(7~9월) 시황 전망이 90으로 전 분기 대비 8포인트 하락하고 매출 전망은 96으로 6포인트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2·4분기에 100을 넘었던 내수와 수출 전망치도 각각 95·98로 동반 하락했으며 설비투자(98)와 고용(98) 전망 역시 악화했다. 산업연구원 조사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이전에 진행돼 일본의 수출규제를 감안하면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2·4분기 민간 부문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데 이어 기업의 경기전망 역시 크게 하락하면서 하반기 경제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 대응과 함께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조사 이후 기업들의 심리가 더욱 위축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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