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80~90%의 목사는 면세로 나올 것입니다. 문제는 2~3%의 대형교회 담임목사들입니다. 억대연봉과 억대의 목회활동비를 받는 이들이 제대로 신고할지 의문입니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사무국장인 현창환 목사)
지난 2018년 종교인과세 확대실시 이후 1년반이 지났다. 우리나라 종교계에 무슨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관련기사 8·9면
현창환 목사는 “국내 교회 중 80~90%는 신도 수 100명 미만 교회들”이라며 “이들 교회 목회자들이 세금을 낼 만한 급여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인 최호윤 회계사가 계산한 결과 초·중학생 자녀 2명이 있는 홑벌이 목사의 경우(종교인소득으로 신고. 10% 헌금, 지역사회보험 가입) 월 과세소득 365만원까지는 소득세가 ‘0’이다. 여기에 비과세인 목회활동비를 추가하면 월 약 400만원, 연 4,800만원까지 면세인 셈이다. 그런데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15년 전국 교회 부목사·전도사 949명을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300만원 이상은 7.6%에 그쳤고 전임 부목사 515명의 월 평균 소득(사례비)은 204만원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면세라는 얘기다. 근로소득자들의 면세자 비율은 41.0%(2017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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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억대연봉과 억대의 목회활동비를 받는 대형교회 담임목사들은 허술한 목회활동비 신고 규정으로 탈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 세법에 따르면 교회 법인카드로 목회활동비를 쓰는 경우 신고 대상도, 조사 대상도 아니다. 목사 개인에게 지급하는 목회활동비(비과세)는 신고 대상이지만 총액만 신고하면 된다. 실비증명 규정도 없다.
현 목사는 “대형교회들은 관련 규정과 지급기준만 만들면 얼마든지 목회활동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며 “목회활동비에 사적 용도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회 목회자 탈세 제보가 와도 국세청의 직접조사는 안 되고 먼저 교회의 자기시정 조치를 권고해야 한다”며 “현 체제로는 전적으로 교회를 믿고 기다리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천주교는 ‘종교인소득’ 도입에도 불구하고 1994년 이후 해왔던 사제 근로소득신고 납부를 지속하고 있다. 불교 조계종은 종교인소득으로 신고하되 역시 중앙종단에서 일괄 공제하는 방식이다. 조계종은 신고한 승려 중 83.6%가 소득 200만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탐사기획팀=안의식기자 miracl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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