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20% 이상 상승했다. 한편 한국 증시는 지난 2018년 1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1년 반 정도의 약세장 흐름이 지속되고 최근에는 폭락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시장과 한국 주식시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올해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6%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지만 이익도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올해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100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무려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수출 부진이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결과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정책효과로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는 보지만 전례 없는 강대국들의 보호무역주의가 수출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상장기업의 기업이익이 개선되는 시점이 한국 주가의 본격적인 반등 시점이라고 본다면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환율효과를 감안할 때 3·4분기 말 전후에 점진적이지만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시장의 강세에는 미국 정책당국의 자본시장 부양 의지도 작용하고 있다. 이번주에 있을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소위 ‘경기하강을 대비한 보험성 금리 인하’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리를 낮춰줌으로써 경기를 부양하고 결과적으로 주식과 채권의 일드갭(자산 간의 수익률 격차)이 커져서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다음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서 비중 축소가 예정돼 수급적으로 글로벌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자금의 매도가 예정돼 있는 부분도 부담이다. 또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일부 헤지펀드의 환매와 관련된 매도 물량이 주가 급락을 가져오고 있다. 올 7월29일에는 주가 하락에 따른 손절매(loss cut) 물량과 투매가 겹치면서 비이성적인 주가 하락까지 나타나는 모양새다. 코스닥시장은 지수가 하루에 4%나 하락하는 폭락세를 나타냈다. 정부 당국의 자본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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