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당국자가 지난주 비무장지대에서 북측과 접촉했다고 로이터·A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23∼24일 방한 당시 동행했던 NSC 당국자가 판문점을 찾아 북측과 만났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사진 전달을 명목으로 이뤄진 만남에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이터와 AP 통신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NSC 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사진 전달을 위해 비무장지대에서 북측 카운터파트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NSC 고위 당국자라고 표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동 기념품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측 당국자는 미 NSC 당국자에게 매우 조만간 북미 협상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AP통신은 전했다.
판문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무장지대에서의 북미 접촉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23∼24일 방한 계기에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볼턴 보좌관C 한반도 보좌관 등이 동행했다.
특히 후커 보좌관은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이끈 미측 실무협상팀의 멤버였으며 판문점 회동 전날 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헬기로 판문점을 방문, 북측 인사와 경호 및 동선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실무협상 재개가 한 달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미 간 만남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가 판문점 회동 사진 전달을 명목으로 대면 협의 자리를 마련,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한 서로의 의중을 구체적으로 타진했을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북미 접촉이 북한의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전에 이뤄진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볼턴 보좌관 방한 기간인 23∼24일 중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NSC 당국자가 좀 더 한국에 머물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미사일 발사 하루 뒤인 26일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남측을 주로 겨냥한 것도 ‘북미 DMZ 접촉’을 고려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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