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2·4분기(애플 자체 기준으로는 3·4분기)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월가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아이폰 관련 실적은 부진했으나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제품과 애플케어 등 서비스 부문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2·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18달러로 금융정보 제공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 2.10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7% 감소했다.
매출액도 컨센서스인 533억9,000만 달러를 웃도는 538억 달러(약 63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 증가한 것이며 2·4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애플은 작년 4·4분기와 올해 1·4분기 등 두 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4분기에는 증가했다.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실적 전망)도 컨센서스인 609억8,000만 달러를 웃도는 610억∼640억 달러로 제시했다. CNBC는 “중대한 하반기로 들어가며 애플 제품의 수요가 안정화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애플은 또 주당 77센트의 현금 배당도 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아이폰 관련 실적은 부진했다. 아이폰 매출에 대한 월가의 컨센서스는 263억1,000만 달러였지만 실제로는 259억9,000만 달러(약 30조7,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또 1년 전보다 12%나 감소한 것이다.
또 아이폰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8.3%에 그치며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전체 애플 매출의 절반에 못 미쳤다.
대신 애플워치, 에어팟, 비츠 헤드폰 같은 웨어러블 제품이 50% 이상 성장하며 아이폰의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에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보고하게 돼 기쁘다”며 “또 매출액은 2·4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비스 부문과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부문에서 훌륭한 실적을 올렸고, 아이폰에서도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도 평균을 훌쩍 넘는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앱 스토어 수수료와 애플케어, 애플뮤직·클라우드 등 구독 서비스를 포함하는 서비스 부문 매출은 13% 증가한 114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익률도 64%에 달했다.
쿡 CEO는 주요 시장의 하나인 중국 본토에서도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에 대만과 홍콩을 합친 중국 광역권의 매출은 96억1,000만 달러였다.
쿡 CEO는 중국 정부의 부가가치세 인하(16%→13%)와 보상 판매와 금융 프로그램 도입 등이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의 부진은 애플이 작년 4·4분기와 올해 1·4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
쿡 CEO는 또 최근 발표한 10억 달러 규모의 인텔 스마트폰 모뎀칩 사업 인수와 관련해 “우리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통제하기 위한 장기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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