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인수전에 국내 대기업인 SK네트웍스를 비롯해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 등이 참여했다. 매각작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코웨이 예비입찰에 SK네트웍스와 하이얼·칼라일 등을 비롯한 7곳 안팎의 인수 후보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SK네트웍스는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품에 안았던 지난 2012년 매각 당시와 우선매수권을 통해 웅진그룹이 되사갔던 올 초에도 유력 경쟁상대로 이름을 올렸던 전략적투자자(SI)다. 2016년 글랜우드PE로부터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인수하며 렌털시장에 발을 들였고 올 1·4분기까지 렌털계정 160만개를 확보하면서 업계 2위권까지 덩치를 키웠다. SK네트웍스가 코웨이를 품에 안을 경우 렌털계정이 900만개에 육박하는 압도적 1위 사업자로 거듭나게 된다.
하이얼도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매각에 나섰던 지난해부터 CJ와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한 기업이다. 이를 통해 국내 생활가전 렌털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해외 사모펀드인 칼라일의 참여도 고무적이다. 그동안 IB 업계에서는 매각 대상인 코웨이의 지분율이 25.08%에 불과한 만큼 해외 재무적투자자(FI)의 참여는 저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분율은 낮지만 탄탄한 현금흐름이 FI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2조7,073억원,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775억원에 달할 만큼 알짜기업이다. 올 2·4분기 기준으로도 1조4,647억원의 매출액과 2,73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이제껏 코웨이 인수에 유력 후보로 꼽혔던 LG전자와 GS리테일·롯데쇼핑 등이 빠진 것은 향후 이어질 본입찰 흥행에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SK네트웍스도 현금성 자산이 많지 않다. 1·4분기 기준 SK네트웍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15억원. 결국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던 몸값도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웅진그룹과 한국투자증권은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후 이르면 이번주 내에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약 한 달여간 예비실사를 실시한 뒤 오는 9월쯤에는 본입찰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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