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기업들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침체 속에 일부 종목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경고등까지 켜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일부 증권사는 불분명한 정보로 투자자를 호도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투자기업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입장에 대한 실망으로 코스닥지수가 1.26%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도 일본과의 무역갈등에 따른 ‘국산화 수혜주’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소재 기업인 솔브레인(036830)은 7.54%나 상승 마감했고 동진쎄미켐(005290)도 4.76% 올랐다. 이들과 함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종목도 강세였다. 전 거래일 급락했던 모나미(005360)는 장중 20% 넘게 오르기도 했고 보령메디앙스(014100)(9.45%)와 아가방컴퍼니(013990)(5.36%) 같은 종목은 육아 커뮤니티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문제는 일부 기업은 반사이익의 실체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주가가 오른다는 점이다. 솔브레인의 경우 불화수소 국산화 기대감에 최근 급등했지만 이곳은 액체 불화수소를 제조하는 업체로 이번에 문제가 된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와는 연관성이 크지 않다. 이와 관련해 키움증권은 “2·4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및 내년도 전망치 변경이 크지 않기 때문에 목표주가를 유지한다”며 주가 급등을 경고했다.
반면 B증권사는 “향후 부품소재 독립운동에 설 대장주”라며 솔브레인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 증권사는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포토 레지스트를 생산하는 동진쎄미켐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문제는 이 증권사가 솔브레인이나 동진쎄미켐 같은 회사에 대해 최근 분석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동진쎄미켐 같은 회사는 그동안 증권사 커버리지에 포함된 적이 없을 정도로 관심 밖의 회사였다. 시장의 관심에 편승했다는 눈총을 사는 이유다. 아울러 두 회사의 주가 상승동력으로 지난 2017년 삼성전자 투자 시점에 비해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을 들었는데 그때와 지금의 반도체 경기나 외부 변수 등에 차이점이 많아 적절한 비교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의 한 반도체 분야의 애널리스트는 “지금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반사이익 기대감은 펀더멘털과 별개의 이슈인데도 마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호도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기업분석 보고서를 참고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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