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유니콘 기업인 여기어때의 최대주주가 외국계 사모펀드로 바뀔 전망이다. 1,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이어 대주주 지분 매각도 외국계 투자자와 논의하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국계 사모투자펀드운용사(PE) CVC캐피탈은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과 경영권 인수를 위한 1,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대주주인 심명섭 전 대표의 지분도 전량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대주주는 심 전 대표(45.06%)다. 신주 투자와 구주 매입까지 완료되면 CVC가 투자하는 금액은 2,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6월께 CVC의 투자 유치가 무산된 후 최근 다시 경영권 인수에 대한 협상을 재개했다”며 “CVC가 여기어때 경영권을 가져가기 다른 기관 지분 매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이후 기업가치는 3,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CVC캐피탈은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다. 운용자산만 약 700억달러(약 83조원) 수준으로 글로벌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다. CVC가 여기어때 투자를 결정한 것은 온라인 여행·숙박 시장에 정통하기 때문이다. 실제 CVC는 2017년 이트레블리(Etraveli)를 5억 유로(약 6,500억원)에 인수했다. 이트래블리는 스웨덴의 온라인 기반 여행 대행 스타트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CVC는 온라인 기반 여행·숙박 산업에 대한 확신이 있다”며 “여기어때 인수가 완료되면 단순 투자자가 아닌 적극적 경영 참여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 여가·숙박 시장은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양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86억원으로 2016년 대비 180% 가까이 성장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로 같은 해 343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연속 흑자를 보이며 이익도 ‘턴어라운드’ 중이다. 특히 상반기 유력 경쟁 기업인 야놀자가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부킹홀딩스에게 1억8,000만달러(약 2,128억원) 규모 투자를 받기도 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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