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1일 중소기업 관련 경영 솔루션을 총망라한 경영지원 플랫폼 ‘박스(BOX)’를 출시했다. 박스는 ‘기업 경영지원 전문가(Business Operation eXpert)’라는 의미로 12개 분야의 금융·비금융 솔루션을 탑재했다. 정책자금 맞춤 추천부터 비대면 대출 지원, 거래처 신용도 모니터링, 아이디어의 제품화를 지원하는 생산자 네트워크, 사무용 부동산 중개, 자재 구매, 인력계발, 일자리 매칭, 조직관리 등 금융·비금융 분야를 망라하며 웹사이트는 물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경영지원 시스템 비용을 지출할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은 ‘박스’만으로 직원의 근태나 거래처 연락망, 뉴스 스크랩 등을 관리하고 주요 정보를 직원이나 거래처와 공유할 수 있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경영자나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하나로 모아 박스 안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기업은행은 플랫폼 운영자로서 네트워크의 장을 열어주고 박스 안에 모인 기업과 사람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며 솔루션을 사고팔 수 있게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박스 출시는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의 구글’을 목표로 기획에 착수한 지 3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당시 김 행장은 “지식·유통·미디어는 물론 금융까지도 우월한 플랫폼을 가진 기업만이 압도적인 승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면서 ‘박스’ 개발을 지시했다. 이후 기업은행은 싱가포르 OSBC와 영국 바클레이스 등 해외 은행들이 운영하는 기업경영 솔루션을 벤치마킹해 국내 기업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내놓게 됐다.
특히 다른 유료 플랫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맞춤형 정책자금 추천 및 지원 기능은 베타서비스 기간부터 가장 많은 호평을 받았다. 각 업체의 특성에 맞춰 정책자금을 추천해주고 지원서를 업로드하면 은행 내 전문가들이 직접 컨설팅한다. 본격적인 기획·개발 전에 약 2,200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심층 인터뷰를 거쳐 반영한 서비스다.
기업은행과 거래하지 않는 중소기업도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앱 화면은 물론 웹사이트에서도 기업은행 로고를 없앴다. 플랫폼의 경쟁력은 이용자에서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은행 미래사업팀 관계자는 “이용자가 많아지면 양질의 솔루션 공급자들이 모여들고 다시 이용자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기업은행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5년 후 박스 이용자 수가 은행 기업고객 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창립기념식에서도 뱅킹보다 플랫폼의 관점으로 일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김 행장은 “박스를 통해 IBK의 모든 역량과 핵심 자산을 공유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인력·정보력·자금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도약의 토대를 구축하는 최적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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