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034220)가 중국 업체들의 저가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의 국내 생산 라인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 광저우와 파주 8.5세대 공장에서 LCD TV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중국만 남기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국내 생산시설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생산직 직원에 이어 연내 또 한 번 인력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 8.5세대 공장의 LCD TV 패널 생산 라인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파주 8.5세대 LCD 라인 3개 중 하나는 이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 라인으로 전환됐다. 또 다른 라인은 정보기술(IT) 및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고 있고 한 라인만 LCD TV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LCD TV 라인도 생산량을 줄이는 식으로 가동 중단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LCD 판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재고 관리를 위해 LCD TV 패널 생산 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동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2·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수요를 보면서 가동률을 조정해야 하는데 재고가 쌓이는 데 계속 생산할 수는 없기에 현재 재고조정을 위한 가동률 조정을 하고 있다”며 “향후 단순 가동 조정이 아니라 라인을 가동해야 하는지 포함해서 고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발언에 비춰봤을 때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안에 국내 LCD TV 패널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그간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와 달리 지난해 말 새로 선임된 CFO의 경우 개혁적인 성향이 있어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 LCD TV 패널 생산 라인을 접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연내 추가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다. LCD TV 패널 라인 가동을 중단하면 그만큼 유휴인력이 발생해 비용 부담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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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동 중단 시기는 신중하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도 천안 아산 LCD 생산라인(L8-1-1, L8-2-1)의 생산량을 줄여 대형 OLED 패널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등 LCD TV 패널 시장의 수급과 가격 하락이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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