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크게 중국계 74.3%, 말레이계 13.4%, 인도계 9.1%, 기타 3.2%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이다. 일찍부터 외국인 투자유치에 주력해 다국적기업 및 지역본부가 많이 소재해 있으며, 외국인 거주 비율이 전체 인구의 30%에 이른다. 서울과 유사한 크기의 도시국가이면서 그 안에 다양한 민족과 종교, 문화가 융화된 흥미로운 사회가 싱가포르다. 따라서 싱가포르에서는 만나는 사람의 민족 및 종교별 역사·문화적 특이사항 및 금기사항들을 고려해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제적인 비즈니스 도시인 만큼 일반적인 에티켓을 따르면 큰 무리가 없다. 단 인종 별로 나타나는 특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중국계의 경우 악수로 시작하는 일반적인 서구식 비즈니스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목례도 가능하다. 말레이 계열의 경우, 여성이 먼저 손을 내밀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성과 악수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인도계일 경우도 이성끼리는 악수보다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다.
업무상 상대편을 방문해야 할 경우 미리 방문 사유, 일정 등을 조율하고 확답을 받은 후 방문해야 하며, 시간 엄수는 필수적이다. 특히 물류, 외자 유치,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는 기업 혹은 인사들이 많으므로 약속 없이 불쑥 방문하는 것은 상당한 실례이고 미팅 자체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미팅을 하게 되면 부수적인 이야기는 길지 않고 업무에 관한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업무 진행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진행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적어도 하루 전에 미리 연락해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아온 영향으로 국민의 의식 구조가 서구화돼 있으며, 여성의 사회 진출도 매우 활발하다. 많은 국가기관 및 기업에서 여성들이 활동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직장 내에서도 중요 직책을 맡고 있는 등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고 있어 여성을 남성보다 낮게 보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뇌물수수에 관해서는 엄격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어 공무원들은 선물을 받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선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보편적이지 않으므로 선물을 주더라도 과다한 것보다는 간단한 기념품 등이 바람직하다.
싱가포르는 재수출용으로 제품을 수입하고 수출하는 바이어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에 다품종 소량주문 체제를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인근 시장의 해당 제품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먼저 파악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첫 거래부터 최저 주문량을 너무 높게 설정하면 바이어는 거래를 쉽게 포기하게 됨을 유의해야 한다.
제반 거래 활동과정을 서면으로 처리하고, 이의 기록을 보관해둘 필요가 있다. 특히 격식, 문구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한다. 거래를 처음 진행하고자 할 때에는 더욱 그렇다. 레터형식만 보고도 어느 정도의 회사라는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싱가포르에서는 영어가 비즈니스 공식 언어로 사용되고 있어 싱가포르인들의 영어 구사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싱가포르 바이어들이 한국 업체들과 거래 시 가장 큰 어려움이 한국 업체에서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의사소통에 애로가 있다는 것이므로 제품이나 회사에 대한 정확한 영어표현은 물론 미팅 시 편안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문서 송수신 시에는 문서번호(Reference No)를 반드시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향후 문제 발생 시 주고받은 문서는 문제 해결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바이어가 클레임을 제기한 경우 이에 대해 서면으로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회신이 없을 시 바이어에게 유리한 입장에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 바이어들은 제품 품질이 우수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독점 에이전트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 바이어들은 보통 싱가포르는 물론 인근 국가로의 재수출 등을 병행하므로 독점권은 싱가포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독점 에이전트권을 요청 받으면 조건이 좋다고 선뜻 받아들이기보다는 업체의 신뢰성과 유통능력 등 여러 측면에서 일정 기간 검토해보는 등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약 전 시험적으로 거래를 해보는 것이 좋다.
싱가포르 바이어들의 가격 협상 태도는 매우 직설적이며 집요하다. 제품의 가격 결정 구조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으며 원가 정도로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기도 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바이어들의 이러한 요구에 화를 내기보다 논리적으로 잘 대응해야 한다. 자신의 제품에 대해서는 시장 동향을 상당 수준 파악하고 있으므로 상담 시 자세히 모르는 사항을 아는 체하는 경우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탁시균기자 csi@sedaily.com 도움말=KOTRA 해외시장뉴스 국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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