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의 반대로 서비스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타다 프리미엄’이 결국 택시회사와 손을 잡았다. 서울의 한 택시회사가 준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달고 곧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회사 인수를 밝히는 등 정부의 택시제도 개편안 이후 플랫폼과 택시업계간 다양한 형태의 합종연횡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택시 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덕왕운수’가 ‘타다 프리미엄’에 법인택시로는 처음으로 합류한다.
덕왕운수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택시 면허 50여대 규모의 중형택시 회사다. 덕왕운수 관계자는 “서울시로부터 고급택시 면허 전환을 인가받는 대로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며 “오는 10일 20여대로 시작해 내년 말까지 81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요즘 택시가 잘 안 되다 보니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타다 프리미엄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덕왕운수는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 내 덕왕운수 채용정보 페이지를 통해 타다 프리미엄 드라이버(운전기사)를 모집 중이다. 공고에는 타다 드라이버의 운행 여건(주/야간조)이나 급여, 복리 후생, 채용 절차 등에 대한 정보가 안내돼 있다.
타다 프리미엄을 운영하는 VCNC 측은 “타다 프리미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등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이용자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택시와 함께 이에 맞는 서비스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8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타다 프리미엄’은 택시 업계의 반발이 심해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타다 프리미엄을 운영 중인 14명의 개인택시 기사들은 서울개인택시조합으로부터 징계 조치를 받은 상황이다.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측도 “지난 6월 19일 이사회를 통해 (택시회사가) 타다 프리미엄을 하면 조합원의 자격을 정지한다고 결의했다”고 전했다.
택시 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덕왕운수가 타다의 손을 잡고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플랫폼과의 결합 없이 택시산업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에는 지난달 국토부가 내놓은 여러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 안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그 중 타다와 덕왕운수는 ‘타다 프리미엄’ 같은 고급 택시를 통해 서비스 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차량 한 대당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타다 입장에서는 택시회사 전체의 플랫폼 전환을 통해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진화택시 인수를 결정한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운송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회사 인수를 놓고 가맹 택시로의 사업 확장이 목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덕왕운수는 아직 서울시에 고급택시 운영을 위한 면허 전환 인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접수 후 인가까지 3~7일이 소요되는 만큼 서울시의 검토 후 인가가 확정될 시 덕왕운수는 이르면 이번 주나 다음 주 중 타다 프리미엄을 운행할 것으로 보인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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