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의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달에 비해 45% 급감했고 승용차 수입은 1년 전보다 34%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6일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맥주와 승용차 등 품목의 수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 2,000달러로 전달 790만 4000달러에 비해 45.1% 감소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은 지난 4월 515만 8,000달러에서 5월 594만 8,000달러, 6월 790만 4,000달러로 계속 증가해왔다. 여름이 가까울수록 맥주 소비가 늘고 수입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7월에는 지난달 수입액의 ‘반토막’을 기록했다 .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7월(663만 9,000달러)에 비해선 34.6% 줄었다. 역대 7월 수입액과 비교해봐도 2011년 동일본 지진과 그로 인한 원전 폭발사고 여파로 일본 맥주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가 회복하기 시작한 2015년(502만달러)보다 못한 수준이다.
현재 일본 맥주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주요 대상으로 지목돼 마트와 편의점 등지의 판매대에서 퇴출되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는 수입 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빼거나 신규 발주를 중단하는 등 대중의 불매운동의 대응하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또 다른 ‘타깃’인 승용차의 경우 7월 수입액이 6,573만 9,000달러로 지난해 동월 (9,978만 2,000달러)에 비해 34.1% 감소했다. 이는 전달(7,938만 2,000달러)보다는 17.2% 줄어든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2,674대로 지난해 동월(3,229대)에 비해 17.2%, 전달(3,946대)에 비해선 32.2% 각각 감소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경우 구매가 이뤄지면 공장에서 출고하고 검사받고 나서 실제 수입되기까지 시간차가 날 수밖에 없다”며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불매운동의 여파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관세청은 승용차 등 대(對)일본 10대 수입 품목을 지정해 통계를 따로 관리하고 있다. 이들 품목에는 승용차 외에 기계류, 반도체, 반도체 제조용 장비, 정밀기기, 고철, 자동차 부품, 정보통신기기, 석유제품, 가스 등이 포함된다. 이 중에서 승용차 외에 7월 수입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줄어든 품목을 살펴보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2억 7,455만 5,000달러로 42.6%, 석유제품은 5,498만 4,000달러로 41.4%, 기계류는 4억 4,015만 4,000달러로 22.3% 각각 감소했다. 반면 가스(1,360만 3,000달러)는 100.6% 늘었고 반도체(3억 8,180만 1,000달러)는 4.3% 증가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관련 소비제품 수입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잠정치로 정확한 통계는 15일 이후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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