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제조업의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제조업 국내공급이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5.9로 1년 전보다 0.8% 줄었다. 지난 1분기(-3.9%)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감소 폭은 축소됐다. 전자제품과 1차 금속을 중심으로 수입이 증가세로 돌아선 덕분이다. 2분기 국산은 기계장비와 1차 금속이 줄며 전년동기대비 2.3% 내렸다. 마찬가지로 1분기(-3.9%)보다는 감소 폭이 완화됐다.
특수선박(비상업용)과 웨이퍼 가공 장비 등의 부진으로 자본재 국내 공급이 1년 전보다 10.6% 줄었다. 5분기 연속 감소세로 지난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감소 기록(2012년 2분기~2013년 2분기)과 같은 수준이다. 소비재는 건강보조식품과 에어컨 등의 호조로 1.6% 증가했다. 최종재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하면서 5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중간재 국내공급은 D램, 경유 등의 늘면서 1년 전보다 1.0%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전자제품(13.1%)이 지난 2011년 2분기(13.3%)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와 5G 기간망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기계장비(-10.1%)와 의료정밀광학(-9.2%) 등은 줄었다.
제조업 국내공급 중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수입점유비는 26.5%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올랐다.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수입점유비 중 최종재는 29.3%로 1.5%포인트 상승했고 중간재는 25.3%로 1.2%포인트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전자제품이 56.5%로 4.3%포인트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전반적으로 아직 생산·투자가 살아나지 않은 모습”이라며 “특히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투자가 많이 이뤄졌던 것의 기저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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