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0.25% 인하했다. 이와 함께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줄이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당초 계획보다 빠른 7월에 종료하기로 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10년7개월 만이다. 앞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호주·터키·브라질·인도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미 연준에 맞춰 금리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세는 기준금리 인하보다 가파르다. 독일 10년 국채금리는 -0.5%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초저금리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중장기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1.5%)보다 낮은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이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투자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낮은 금리와 이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개선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 신흥국에 속하는 한국 주식시장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안타깝게도 현재 투자 환경은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여기에 최근 들어 일본과의 분쟁까지 발생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각자가 원하는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시선을 글로벌 자산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먼저 금리하락으로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글로벌 자산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대표적인 저금리 수혜 자산으로 글로벌 채권과 리츠(REITs)가 있다.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높고 전 세계에서 가장 경기 상황이 좋은 미국 채권과 리츠가 대표적이다. 미국 자산에 투자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기 안전자산의 역할을 하는 달러를 보유하게 되는 장점도 있다. 미국·일본·싱가포르·유럽 등 선진국 주식시장에는 다양한 리츠가 상장돼 있어 손쉽게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 리츠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향후 국내에도 다양한 리츠가 상장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금리 인하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종료 등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시기에는 신흥국 자산도 강세를 보이게 된다. 현재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어 신흥국 주식시장보다는 채권 투자의 매력이 높다. 브라질·인도·러시아·인도네시아 등 올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주요 신흥국 채권은 고금리 매력과 금리하락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기 상황이 불안한 만큼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채권 중에서 미국 국채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미국 국채 외에도 금(Gold)이 안전자산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자산이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금에 대한 투자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일부 투자자는 주식에 지급되는 배당이나 채권에 지급되는 이자처럼 고정적으로 창출되는 현금이 없다는 점을 들어 금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 최근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현금이 없다는 특징이 큰 결함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자산들은 여러 장점에도 국내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등장했다. 바로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 또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ETF를 활용할 경우 글로벌 자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다. 글로벌 자산과 ETF라는 새로운 무기로 무장한다면 투자 세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