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는 안전 자산과 더불어 또 다른 투자 ‘대세’로 떠올랐다. 펀드 매니저가 아닌 로봇이 대신 자산을 관리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역시 최근에는 해외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기 시작했고, 금융투자업계는 점차 늘어나는 해외투자 수요를 잡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운영 사무국을 맡은 코스콤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의 기간별 수익률이 대체로 시장 벤치마크 수익률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스콤이 테스트베드를 통과해 상품으로 출시됐거나 상품화를 준비 중인 RA 알고리즘 33개의 투자유형별(안정추구/위험중립/적극투자) 평균 수익률을 상반기 말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위험중립형과 적극투자형의 6개월 수익률은 각각 7.90%, 10.20%로 코스피200 지수 수익률(5.92%)보다 높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로보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다. ‘주식 대신 채권, 국내 대신 해외’라는 최근 투자 트렌드가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해외주식을 포함한 알고리즘의 6개월 수익률이 안정추구형 7.25%, 위험중립형 10.98%, 적극투자형 15.00% 등으로 높았다. 또 국내 자산 가운데는 주식을 제외한 채권형과 대체투자형 알고리즘의 6개월 수익률이 안정추구형 5.51%, 위험중립형 7.42%, 적극투자형 9.61%로, 주식형 알고리즘(안정추구 4.24%, 위험중립 5.86%, 적극투자 9.54%)보다 높았다.
각 금융투자사는 해외투자 전성시대를 맞아 손님 맞이에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20대 증권사 가운데 16곳이 해외 주식 거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차별화를 위해 특색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증권사가 생겼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6월 이동통신사의 개인 인증 애플리케이션인 ‘패스(PASS)’를 이용한 ‘패스 해외 주식 간편투자 서비스’를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선보였다. 미국 주식 67개를 0.01주 단위로 매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한 주당 200만원인 아마존을 2만원에 살 수 있다. 매수 가능 종목은 원화 환산 가격으로 표시되며 매수와 함께 자동으로 환전이 이뤄진다. 또 이렇게 매수한 종목을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뒤 알아서 매도까지 해주는 ‘플랜 예스(yes) 해외 주식 적립식 서비스’도 같이 내놓았다.
해외 선물·옵션 거래 서비스를 출시한 곳도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홈트레이딩시스템(HTS)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사용 가능한 해외 옵션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유럽파생상품거래소(EUREX), 홍콩증권거래소(HKEX) 등에 상장된 총 22품목의 다양한 해외 옵션을 거래할 수 있다.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를 폐지하거나 거래 가능 국가 수를 경쟁적으로 늘리는 것은 이제 증권사의 ‘기본 옵션’이 됐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미국·중국·홍콩·일본 등 4개국의 주식 거래 최소수수료를 폐지했다. 삼성증권도 안에 이들 4개국에 대한 주식 거래 최소수수료를 폐지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와 키움증권 등도 해외 주식 수수료를 0.1%로 낮췄으며 대신증권은 다음달까지 비대면 해외 주식 계좌를 신설하고 1,000만원을 거래하면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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