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안정적인 수익을 줄 수 있는 인컴펀드의 총 설정액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섰다. 인컴펀드는 올해 들어 1조4,000억원가량의 뭉칫돈이 순유입하는 등 최근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덩치가 급격하게 커졌다.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불안감을 크게 느끼자 안정성이 높은 인컴펀드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02개의 인컴펀드에는 연초 이후 1조4,635억원(8월16일 기준)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채권형펀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모펀드 유형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는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특히 이 같은 자금 유입에 힘입어 올 초 총 설정액이 1조원대에 불과했던 인컴펀드의 규모는 3조162억원에 이르게 됐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에 연초 이후 약 1조2,000억원이 들어왔고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과 ‘피델리티글로벌멀티에셋인컴’ 등에도 각각 1,423억원, 921억원이 몰렸다.
인컴펀드는 채권을 비롯한 고배당주·리츠 등에 투자해 정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말한다. 주식 및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보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이자·배당·임대소득 등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펀드가 인컴펀드다.
인컴펀드의 가파른 성장세는 증시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즉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적지 않은 증시 상황에서 수익률은 높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고정 수익을 얻겠다는 계산이라는 설명이다. 한 강남권의 증권사 지점장은 “코스피지수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2,000선이 무너지면서 고객들은 전통적 주식형에 대한 선호도는 확실히 줄어든 대신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품들을 원한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인컴펀드를 많이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인컴펀드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가령 인컴펀드는 올 연초 이후 평균 8.0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기간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는 평균 6.84%의 손실을 냈다. 또 주택저당증권(MBS),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편입하는 경우가 많은 인컴펀드는 국내 채권형펀드 평균 수익률(2.50%)보다 현재로서는 성과가 좋은 양상이다.
최근 금리가 크게 떨어진 것도 인컴펀드의 매력을 높이는 이유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의 매니저는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 가격이 높아지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은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져 있어 전통적인 채권형 펀드보다 높은 금리를 추구하는 인컴펀드에 대한 관심이 더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탓에 인컴펀드의 인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락장 증시에서 돌파구를 쉽게 찾지 못해 안정성이 높은 상품을 추구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