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버크셔해서웨이가 엔화 표시 채권 발행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JP모건·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미즈호아메리카 등을 주간 증권사로 지명하고 수요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발행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대 1,000억엔(약 1조1,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시기는 이르면 다음달 초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초저금리 국가인 점을 반영해 채권 표면금리 역시 초저금리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신용등급은 ‘AA(S&P 글로벌레이팅)’로 ‘AA-’인 도요타자동차보다 높다. 상환기간은 5년 이상 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내 일본계 자산운용회사 및 생명보험 등 주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되, 다른 해외투자가들에도 문을 열어두기로 했다.
■ 비용 부담에도 발행 추진 이유는
올 2·4분기 기준으로 1,220억달러(약 146조4,6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쌓아둔 버크셔해서웨이가 엔화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달러화 표시나 유로화 표시 채권만 발행해온 버크셔해서웨이의 이번 결정은 자금조달 수단을 다양화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 회사는 주로 미국에 투자해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도 미국 달러화로 바꿀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자금조달 비용이 달러화 표시 채권보다 많아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화채를 발행함으로써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경우에 대비해 리스크헤징(위험분산)을 해두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일본의 경우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우량채권에 대한 수요가 풍부한 만큼 자금조달이 용이하다는 점도 엔화 채권 발행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엔화 채권은 애플·스타벅스·메트라이프 등 다른 여러 미국 기업들도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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