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업계에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내비게이션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커넥티드 카가 차세대 사업으로 주목받으면서 내비게이션 업계에서도 이에 맞춰 기술개발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AR 내비게이션 관련 국내 특허출원 수는 2009~2012년 14건에 그쳤지만 2013~2018년엔 113건으로 늘어났다. 관련 특허 출원이 처음 나타나기 시작한 건 2010년으로 3건이 출원됐다. 이후 2015년엔 42건까지 늘어나며 정점을 찍었다.
출원 특허 중엔 센서와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이용해 차량 앞 유리에 내비게이션 화면을 띄우는 기술이 98건으로 가장 많았다. AR 내비게이션 화면을 차량 전면 유리에 부착하는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25건), 홀로그램과 3차원(3D) 화면으로 정보를 표시하는 이미지 처리 기술(28건)이 그 뒤를 이었다.
출원을 주도하고 있는 건 현대자동차그룹이었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이 관련 출원 중 21%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현대자동차(18%)가 그 다음이었다. 내비게이션·블랙박스 브랜드 ‘아이나비’를 운영하는 팅크웨어가 12%의 점유율을 보이며 그 뒤를 이었다.
AR을 활용한 내비게이션 기술 특허가 늘어나고 있는 건 미래형 자동차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스마트폰 길 안내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매립·거치식 내비게이션이 부진하자 차량용 디바이스 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러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재일 특허청 가공시스템심사과장은 “AR 내비게이션은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차량에 제공되는 기초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련 기술 개발과 함께 선제적인 지식재산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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