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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뚝… 아이스크림의 '스크림'

저출산 현상·아이스커피 인기에

빙과4사 작년매출 2년새 40%↓

무더위 꺾여 '반짝특수'마저 줄어

맛 다양화·스타마케팅으로 안간힘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아이스크림 냉동고에 빙과제품들이 가득 쌓여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무더위를 날려버릴 대표 간식거리로 사랑받아온 아이스크림이 여름 성수기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과 식음료 트렌드 변화로 빙과 소비가 갈수록 줄고 있는데다 지난해와 달리 무덥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반짝 특수마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해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에 상륙하면서 경쟁은 격화되는 양상이다.

◇‘아이스크림’ 대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5년 2조184억원에 달하던 국내 빙과시장 규모는 이듬해 2조원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1조6,322억원으로 3년 새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빙과업계에서는 올해 1조원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유통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감지된다. 이마트(139480)의 지난해 빙과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8.1%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7월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빙과시장 축소는 관련 업계의 매출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대형 빙과 4사의 지난해 매출은 불과 2년 만에 40%나 급락했다. 빙과 소비가 줄어들 것은 출산율 저하로 어린이 인구가 급감한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대표되는 아이스크림의 대체재들이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판매량은 최근 수년간 매년 20% 이상 고속성장하고 있다. 과거 무더운 여름날 후식으로 한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녔다면 이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반값 할인이 상시화된 빙과시장의 독특한 유통구조도 수익성 악화에 한몫하고 있다. 동네슈퍼를 비롯한 소매점이 사실상의 가격결정권을 갖고 있다 보니 빙과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저가에 납품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70~80% 할인을 내세운 아이스크림 전문 할인점도 생겨났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품의 경우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며 “식품회사 평균 영업이익률이 4% 수준인데 빙과부문은 1%대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해외 브랜드 상륙…“야속한 날씨”= 그나마 지난해 사상 최악의 폭염 덕을 봤다면 올해는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는 모양새다. 빙과 성수기인 지난 7월 평균기온은 역대급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 7월보다 2도 가까이 낮은데다 열대야도 늦게 시작됐다. 때문에 편의점 GS25의 경우 지난해 20%에 달했던 빙과 매출신장률이 올 7월에는 6.4%에 그쳤다. 빙과업체 관계자는 “작년은 그나마 최악 폭염의 ‘반짝 특수’라도 있었지만 올해는 날씨마저 안 도와주면서 매출 하락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그 사이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속속 한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브랜드 ‘헤일로탑’은 지난달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상륙했고,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벤앤제리스’도 10월 한국에 공식 진출한다. 신세계푸드가 수입·판매하는 미국의 유기농 아이스크림 ‘쓰리트윈즈’는 제품 라인업을 늘려가며 국내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이마트24도 컵 아이스크림과 자체브랜드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신제품으로 위기돌파 나선다= 국내 빙과업체들은 신제품 출시와 스타 마케팅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빙그레(005180)는 손흥민 선수를 앞세운 ‘슈퍼콘’으로 콘 아이스크림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고, 해태제과는 우유 함량을 전문점 수준으로 높인 ‘부라보 소프트콘’을 선보였다. 롯데제과(280360)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나뚜루’를 7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한 데 이어 코코넛과 망고 등 열대과일을 소재로 한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롯데푸드(002270)도 과일 맛의 델몬트 브랜드 아이스크림을 확대하는 동시에 커피전문점 인기메뉴인 자바초코칩을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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