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수수료 인하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할부금융이나 소액대출 사업을 중심으로 자산이 빠르게 불어나는 등 현지 사업의 전망은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이사회에서 미얀마·카자흐스탄 현지법인에 증자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카자흐스탄 현지법인에는 각각 40억원, 60억원 증자가 이뤄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은 신한카드가 첫 해외법인을 설립한 곳이다. 지난 2015년 첫발을 디뎠으며 올 상반기 자산 규모가 193억8,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성장했다. 미얀마 법인의 경우 같은 기간 자산 규모가 88억1,600만원에서 127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올 6월 카자흐스탄에 디지털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며 디지털화도 추진하고 있다. 현지 금융정보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아 고객의 휴대폰 사양이나 자동차 연결 이력 등을 신용평가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베트남 진출과 함께 다른 해외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 신한카드의 구상이다. 현지 금융사 인수를 통해 올해 출범한 신한카드 베트남 법인은 올 상반기 기준 67억9,200만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해외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KB국민카드 캄보디아 법인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429억5,600만원에서 올 상반기 768억5,800만원으로 급성장했다. 현지에 함께 진출해 있는 국민은행과의 연계 영업을 강화해 수익 다각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는 국민은행 현지법인 거래고객이나 현지 제휴업체를 대상으로 체크카드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신용카드, 내구재 할부금융, 카드 프로세싱 대행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밖에 우리카드 미얀마 법인의 자산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125억8,300만원에서 올 상반기 266억1,000만원으로 크게 늘었으며 상반기 순익으로 10억5,300만원을 거뒀다.
이처럼 카드 업계가 신(新)남방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카드 결제에 기반한 국내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그 결과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롯데·우리·하나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올 상반기 순익이 총 9,5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업계는 올 하반기부터는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호소한다. 추가로 비용을 절감할 영역이 적은데다 올 9월 총 568억원 규모의 카드 수수료를 신규 영세가맹점에 환급해줘야 해서다. 신용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업계가 고사할 처지인 것을 고려하면 해외 투자 확대가 쉽지 않은 결정”이라면서도 “해외진출 외에는 단기간에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사업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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