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로부터 보툴리눔톡신 도용 논란을 산 대웅제약이 법정다툼 과정에서 한 발 먼저 유리한 감정결과를 내놓았다. 메디톡스 측은 이에 반발하며 후속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은 법원이 지정한 국내외 전문가 두 명의 입회하에 지난 7월4~15일 자사 향남공장 연구실에서 감정시험을 실시한 결과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가 포자를 형성했다고 30일 밝혔다. 따라서 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메디톡스의 균주와는 서로 다른 균주임이 입증됐다고 대웅제약은 설명했다. 아울러 메디톡스에 대해 무고죄 등의 혐의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포자는 균주를 감싸는 일종의 보호막을 지칭한다. 이번에 감정시험을 받은 대웅제약의 균주는 질병관리본부가 입회한 가운데 용인연구소에서 향남공장으로 옮겨졌다. 시험은 일정 온도 조건에서의 열처리와 혐기성·호기성 환경조건에서의 배양을 거친 뒤 포자형성 여부를 현미경 관찰방식으로 이뤄졌다. 감정보고서는 14일과 29일 법원에 제출됐다.
균주의 포자형성 유무는 이번 소송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항이었다. 앞서 자사의 균주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메디톡스의 소장이 법원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메디톡스는 “포자감정 결과에 관한 대웅제약의 주장은 일부 내용만 부각한 편협한 해석”이라며 “균주 및 전체 제조공정 일체 도용에 관한 모든 혐의는 9월20일까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되는 양 사의 균주 조사 결과로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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