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소주 시장에서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롯데주류가 일본 아사히와 지분 관계가 있다는 거짓 정보가 확산되면서 처음처럼은 괜한 불똥을, 참이슬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신제품 ‘진로’도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며 하이트진로의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처음처럼의 매출은 전월 대비 최대 8% 넘게 하락하는 반면 참이슬과 진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A 편의점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29일까지 처음처럼의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8.7% 감소했다. 7월 1일부터 29일까지의 매출이 전월 동기간보다 1.9% 떨어진 데 이어 하락 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반면 참이슬의 경우 8월 1일부터 29일까지의 매출이 전월 동기간 대비 7.4% 상승하며 처음처럼의 매출 감소분을 흡수하는 모양새로 나타났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7월 이후 참이슬의 매출은 2% 안팎으로 성장했지만 처음처럼의 경우 5~7% 가량 떨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체 소주 시장에서 편의점을 포함한 가정용 시장은 40% 가량을 차지한다”면서 “편의점 채널이 전체를 대표하지 않지만 대표 편의점에서 공통적으로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때아닌 ‘불똥’에 롯데주류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최근에는 본사 직원들이 앞장서서 지하철역 인근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처음처럼은 대한민국 소주 브랜드입니다’라고 적힌 전단지를 나눠 주며 ‘토종 기업’임을 알렸다.
롯데주류가 화를 입은 사이 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출시된 진로는 편의점이나 유흥 업소 모두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출시 72일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병을 돌파한 이후 현재 약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9도의 저도수에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진로는 2030 세대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고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핫한’ 소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 편의점에 따르면 지난 6월 진로의 매출액은 전월 대비 3배 가량 늘었다. 현재는 편의점 한 곳당 진로를 발주할 수 있는 수량을 1박스(20병)로 제한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진로는 공급사의 물량 부족으로 현재 납품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달 들어서 인기가 더욱 많아지면서 판매량도 가파르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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