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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개발부터 사기 적발까지...빅데이터에 빠진 글로벌보험사

[리빌딩 파이낸스 2019] 금융, 미래를 경영하다

<3> 디지털로 무장...‘네오뱅크’ 도전

세계1위 핀테크 中 앤트파이낸셜

개인 신용정보 활용 대출금리 산정

日도 규제완화로 기업에 활로 터줘

AIG 보험사기 적중률 10배 높아져





빅데이터는 이제 금융업계의 필수 기술이 됐다. 관건은 빅데이터에 어떤 ‘플러스 알파’를 더해 활용하느냐다. 이미 글로벌 보험·카드사들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신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였고 주먹구구식의 프로세스를 개선해 실제 이익을 늘리고 있다. 각국 정부가 나서 빅데이터를 가로막는 개인정보 관련법을 완화한 덕분이다.

해외 보험사들은 빅데이터를 상품 개발부터 보험금 지급 결정, 보험사기 적발까지 전방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나이와 성별, 병력·가족력과 뭉뚱그린 정부 통계 등 한정된 정보만 갖고 가입자의 위험도를 판단해야 했지만 최근은 방대한 빅데이터로 훨씬 치밀한 평가가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글로벌 보험자문사인 밀리먼은 지난 2005년에 인수한 처방전 빅데이터 전문기업 ‘인텔리스크립트’를 통해 인수심사 고도화에 성공했다. 인텔리스크립트는 의료보험 정보와 빅데이터 거래소, 소매 약국 등을 통해 200만명 이상의 처방전·사망 관련 기록을 확보했다. 어떤 상표의 의약품을 언제 얼마나 샀는지, 담당 의사가 누구인지 등을 분석해 찾아낸 패턴을 보험사에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신피질호르몬의 사용 빈도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2.03배 높다는 점에 근거해 보험 가입자들의 상대적인 사망률을 계산하는 식이다. 이 방식을 인수심사에 활용한 보험사들은 연간 순이익을 400만달러 늘릴 수 있었다.

빅데이터는 보험상품의 개발에도 쓰인다. 구글 출신의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이 설립한 ‘클라이밋코퍼레이션’은 홍수·폭우·폭염 등 날씨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를 보상하는 ‘날씨 보험’을 판다. 가입자가 실제 피해를 입었더라도 따로 보험사에 연락할 필요가 없다. 클라이밋코퍼레이션이 기상정보뿐만 아니라 지난 60년간 미국 농무부가 축적해온 지역별 작물 수확량 통계 등을 토대로 피해 지역을 찾아내 보험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로 가장 빠르게 부상한 보험사는 중국 보험사들이다. 워낙 인구가 많고 시장이 큰데다 개인정보 활용에 관한 규제가 거의 없는 덕분이다. 지난해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인 KPMG가 세계 1위 핀테크 기업으로 지목한 앤트파이낸셜은 자회사인 즈마신용의 개인 신용정보를 활용해 가입자들의 대출금리를 정한다. 이때 활용되는 신용정보는 모회사인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구매 내역, 알리페이 결제 내역 등이 포함된 빅데이터다. 중국은 개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비식별(익명) 정보로 이뤄진 빅데이터를 별다른 규제 없이 활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에 보수적인 일본마저도 이미 2015년 개인정보보호법을 완화해 기업들에 활로를 열어줬다. 일본 AIG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도입한 보험사기적발시스템으로 보험사기 적중률을 기존 0.14%에서 현재 1.4%까지 열 배나 끌어올렸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으로 데이터의 확보 자체가 어렵고 빅데이터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 일부 보험사들의 지나치게 까다로운 내부통제 절차 등이 빅데이터 활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며 “법 개정, 보험사·외부 전문가들의 협력 강화 등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희·김기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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