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과 한화종합화학 등 주력 계열사가 상장 준비에 돌입하면서 에이치솔루션의 기업 가치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주식 전부를 확보하고 있는 그룹 내 승계 핵심 계열사다. 최근 에이치솔루션은 (주)한화 주식을 잇달아 사들이며 지분율을 확대했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달 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주)한화 보통주 100만 9689주와 우선주 42만 2,700주를 장내 매입했다. 수 년 간 변함이 없던 에이치솔루션의 (주)한화 지분율은 이번 거래로 2.12%(우선주 포함)에서 3.58%로 확대됐다.
한화그룹은 주가가 10년 내 최저가를 기록하자 방어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5만 6,000원에 달했던 주가는 3일 종가 기준 2만 4,500원까지 주저 앉았다.
에이치솔루션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지분 50%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25%씩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말 매출액은 1조 1,634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2,462억 원이다.
원래 에이치솔루션은 시스템통합(SI)업체인 한화S&C였다. 2017년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존속법인을 에이치솔루션으로 두고 SI사업부를 물적분할했다. SI사업부와 한화탈레스가 합병해 한화시스템이 설립됐다.
한화그룹은 크게 (주)한화가 한화생명(18.82%)·한화건설(100%)·한화호텔&리조트(50.6%)·한화케미칼(36.9%)·한화에어로스페이스(33.3%)를 지배하고,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에너지(100%)·한화시스템(14.5%) 등을 지배하는 구조다.
(주)한화가 그룹 정점에 있지만 이에 대한 3세들의 직접적인 지배력은 그리 강하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김 전무의 한화 지분율은 4.4%(보통주 기준)이고 김 상무와 김 전 팀장의 지분율은 각각 1.67%다. 에이치솔루션을 중심으로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나 에이치솔루션 산하 핵심 계열사들이 기업 공개를 예고하면서 에이치솔루션의 기업 가치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4.5%를 확보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은 최근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에이치솔루션의 손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 역시 내년 상장을 목표로 사전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른바 ‘삼성-한화 빅딜’로 한화 품에 안긴 한화종합화학은 예상 기업가치가 5조 원에 달하는 IPO 대어다.
업계관계자는 “에이치솔루션은 오너일가 소유의 핵심 기업”이라며 “수 년에 걸쳐 다양한 이슈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중심으로 여러 지분 거래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