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의 주식 가치는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중국 등보다도 사실상 낮게 평가받는 등 글로벌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삼정KPMG가 발간한 ‘국내 금융회사의 밸류 트랩, 수익성과 배당성향을 높여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금융주(KRX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6배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1.55배)의 30%에 불과하고 대만(1.0배), 중국(0.82배), 유럽(0.71배)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PBR는 주가 대비 주당 순자산의 비율로, PBR가 1배 미만이면 주가가 회사 보유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할 경우의 가치보다도 낮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코스피 200 금융과 KRX 은행주 지수 모두 2010년 후반 이후 1배 미만의 PBR를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 상장 금융사의 주식 가치는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금융업 전반적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실적을 올렸음에도 전체 상장회사 대비 금융업의 PBR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석 대상 국내 금융회사 40곳 중 PBR 1배를 넘는 회사는 6곳(보험업 4곳, 증권업 2곳)에 불과했다.
이 보고서는 “국내 금융회사는 수익구조의 한계, 비효율적 경영활동으로 인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사한 수준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지닌 글로벌 금융회사보다 배당 성향이 낮은 점도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보면 국내 은행은 9.0%로, 글로벌 100대 은행 평균(11.2%)에 훨씬 못 미쳤고 경영 효율성 지표인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은 국내 은행이 65.2%로, 글로벌 100대 은행 평균(54.1%)보다 저조했다. 배당 성향 역시 국내 은행 평균이 24.2%로 글로벌 100대 은행 평균(37.7%)보다 13.5%포인트가량 낮았다.
보고서는 국내 금융회사가 주식시장에서 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성 및 성장성 확보를 위한 경쟁력 제고 △배당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중장기적 배당정책 수립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 △효율적인 자본관리 및 리스크 관리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감독 당국이 개별 금융회사의 경영활동에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규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등 금융회사의 경쟁력 제고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감독 당국도 금융회사의 다양한 경영활동에 자율성을 확대하고, 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노력이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개별 금융회사의 배당정책 등 경영활동에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규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