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던 불펜 투구까지 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이번에도 5회를 넘기지 못했다. 4와3분의1이닝 만에 물러나면서 뉴욕 양키스전 4와3분의1이닝 7실점, 애리조나전 4와3분의2이닝 7실점에 이어 3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5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32·다저스)은 4와3분의1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으로 3실점 했다. 7대3으로 앞선 5회 1사 1·2루에서 물러났는데 구원투수가 잘 막아 류현진의 실점은 더 늘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7대3으로 끝났다.
한 경기 4볼넷은 올 시즌 최다다. 풀카운트에 여섯 차례나 몰릴 만큼 제구가 안 됐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커 쉽게 넘어갈 대목에서도 어렵게 갔다. 타선 지원으로 5대0의 리드를 안은 4회 첫 타자인 ‘천적’ 놀런 에러나도에게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볼넷을 내줬다. 1사 뒤 라이언 맥마흔에게 2루타를 맞고 첫 실점 했다. 삼진 뒤 개럿 햄프슨에게 볼넷을 주고 드루 부테라에게 적시타를 맞아 2점째를 줬다. 이어진 1·3루에서는 대타 조시 푸엔테스에게 2타점 싹쓸이 안타를 허용할 뻔했다. 좌익수 크리스 테일러의 다이빙 캐치가 류현진을 살렸다. 하지만 5회에도 1사 후 연속 3안타를 허용해 3점째를 줬다. 투구 수는 93개였고 이 중 30개를 4회에 던졌다. 전날까지 류현진 상대 타율이 0.538(26타수 14안타)이었던 에러나도는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어김없이 류현진을 괴롭혔다.
등판일 사이에 불펜 투구를 하지 않는 류현진은 며칠 전 이례적으로 불펜 투구를 했다. 최근 3경기에서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커터)을 집중 공략당하는 등 볼 배합을 읽혔다고 보고 투구 폼을 조정했다. 하지만 13승에 실패했고 평균자책점은 2.35에서 2.45로 높아졌다. 안타를 내준 구종은 체인지업이 2개, 커터 2개였다. 1.45였던 평균자책점이 최근 4경기 부진에 1점이나 올랐다. MLB 전체 평균자책 1위는 지켰지만 2.53의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가 바짝 뒤쫓고 있다. 전날 선발 대결을 벌인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과 맥스 셔저(워싱턴)에 이어 이날 류현진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는 누구도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커맨드가 흔들렸다”면서도 “걱정하지는 않는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리셋할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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