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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채널 쪼개기'로 명의 분산…수십억 벌어도 '세금 0원'

■ 외화 지급 신고 기준 낮춘다

구글 광고수익 관련 정보 '깜깜이'

年 1만弗 이하·제3자 명의 채널

사실상 과세 못 해…"편법 탈세"

법 개정 필요없어 도입 빨라질듯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뷰티, 게임, 음악 등 인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국내외 유튜브 스타와 팬이 직접 만나는 유튜브 팬페스트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유튜버들의 편법 탈세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던 문제다. 의사나 변호사, 연예인과 같이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직업에 비해 수익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여섯살 짜리 유튜버가 한 달에 광고 수익으로 버는 돈이 30억 안팎으로 추정되는가 하면 매년 수 억원의 수익을 얻는 유튜버도 상당하다. 이처럼 고액 연봉 유튜버가 늘어나면서 자연히 탈세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세청이 지난해 20억원을 벌어들인 유튜버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을 것을 적발해 5억원을 추징하기도 했다.

유튜버가 돈을 얼마나 버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글이 관련 정보를 철저하게 감추는 탓이다. 유튜버가 채널을 운영해 수익을 얻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구글 애드센스에 본인의 채널을 연동하고 자신이 애드센스에 입력한 계좌번호를 통해 구글로부터 광고 수익을 송금받거나 기업의 협찬금을 받고 홍보 영상을 만드는 방식이다. 기업으로부터 협찬금을 받을 경우 해당 기업이 관련 세금을 신고하기 때문에 소득을 숨기기 어렵지만 구글로부터 광고 수익을 송금받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구글의 싱가포르 지사에서 한국 유튜버 계좌에 달러로 직접 송금하는 구조기 때문에 관련 내역 등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물론 연간 미화 1만달러 이상의 금액이 해외에서 국내로 송금될 경우 외환 당국에 의해 파악이 가능하다. ‘외국환거래법’ 제21조 및 ‘외국환거래규정’ 제4-8조 1항에 근거해 연간 미화 1만달러를 초과하는 외화가 지급될 때 외국환은행의 장은 국세청에 이를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과세 당국이 높은 수익을 거두는 유튜버들의 탈세를 잡아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문제는 유튜브 계정과 연동된 애드센스 계정의 계좌번호를 전혀 다른 사람의 계좌로 입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로필 상 영문 이름과 애드센스 계좌번호의 명의인만 일치하면 애드센스 계정으로 광고 수익을 지급 받을 수 있다. 제 3자 명의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애드센스 계정을 만든 후 연간 1만달러 이하의 수익을 거둔다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셈이다. 여러 개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연 1억원을 버는 유튜버가 구글 애드센스 계정을 각기 다른 사람의 명의로 등록했다면 편법 탈세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정부가 외화 지급 신고 상한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편법 탈세를 더 어렵게 만들고 과세 자료를 촘촘히 확보해 관리 의지를 보이겠다는 취지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부 유튜버가 쪼개기 채널 개설 등의 방법으로 편법 탈세를 시도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연간 1만달러라는 외화 지급 신고 상한을 피하기 위함인데 탈세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신고 상한을 하향하자는 논의가 내부에서 진행된 바 있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최근 보고서를 내고 “1인 창작자에 대한 정확한 과세를 위해서는 국세청장에 통보하는 외환 지급 금액의 상한을 낮춰 과세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화 지급 신고 상한을 낮출 권한을 가진 기획재정부도 긍정적이다. 현재 외환 입금 내역 신고 의무는 ‘외국환거래법’ 제21조에 근거를 두고 1만달러라는 금액은 ‘외국환거래규정’ 제4-8조에 명시돼 있다. 법 개정을 하지 않더라도 기재부에서 거래규정을 수정하기만 하면 외화 지급 신고 상한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화 지급 신고 상한을 낮춤으로써 발생하는 업무 부담이나 신고 상한 조정에 따른 실효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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