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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대학부터 지방정부, 기업까지…'창업 마중물' 액셀러레이터 200곳으로 급증

제도 도입 3년 되지 않아 크게 증가

기업·대학·지자체·벤처캐피탈 등 진입

세계적 스타트업 투자붐에 도입 문턱 낮아

자료=중소기업벤처부




창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액셀러레이터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대학부터 지자체, 기업, 기존 투자사들까지 뛰어 들면서 관련 제도가 도입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아 200곳이 설립됐다. 전세계적인 스타트업 투자 붐에 더해 진입 문턱이 대폭 낮아지자 초기 기업에서 기회를 엿보는 곳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0일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액셀러레이터 숫자는 197곳이다. 중기창업지원법 통과로 2017년 초 제도가 신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성장세다. 2017년 54곳에 불과했던 액셀러레이터 숫자는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53.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경기(10.2%), 대전(8.6%), 부산(5.1%), 대구(4.1%), 인천(3.6%)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 다음으로 대전 지역에 관련 기관이 많은 이유는 학생 창업이 활성화된 카이스트를 포함해 기술, 바이오 기반 기업들이 몰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엑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에 초기자금, 인프라,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이다. 개인투자조합을 설립해 투자금을 모아 직접 투자에도 나설 수 있다. 통상적으로 기업 가치가 수 억 원에 불과한 극초기기업부터 1,000억 원 안팎의 평가를 받는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창업과 초기 기업 투자에 관심이 많은 대학과 기업, 지자체 등 여러 주체들이 잇달아 시장에 뛰어 들었다. 경기·대구·대전·제주 등 창업 지원기관인 지자체별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이 등록을 마쳤고, 서울대학교와 포항공대·고려대·한양대 등은 기술지주를 설립해 시장에 나왔다. 휴젤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직접 발을 들인 대표적인 사례다.



KB인베스트먼트·데일리파트너스·캡스톤파트너스 등 기존 벤처캐피탈 또한 등록했다. DSC인베스트먼트(241520)는 액셀러레이터 슈미트를 차렸고, TS인베스트먼트(246690)는 지난 4월 액셀러레이터인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해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역량 있는 초기 기업을 선점하고 이후 규모가 커지면 벤처캐피탈에서 후속 투자를 단행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우버, 위워크와 같은 회사들이 새로운 산업을 구축하며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역시 이른바 ‘제2벤처붐’을 일으키겠다며 다방면의 벤처 육성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상반기 벤처 기업에 신규 투자된 금액은 1조 8,996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년 전(6,912억 원)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벤처캐피탈보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한 몫 했다. 벤처캐피탈 설립 자본금 요건은 법 개정으로 기존 5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대폭 낮아졌지만 액셀러레이터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액셀러레이터는 등록제로 납입자본금이 1억 원이고 창업 및 투자와 관련된 전문 인력이 2인 이상 확보되면 비교적 쉽게 차릴 수 있다.

모 VC 대표는 “될성부른 곳들을 초기에 선점하고 이후 후속 투자를 단행하는 일종의 밸류체인을 확보하려는 곳들이 늘고 있다”며 “보수적이라고 평가 받는 중견기업들까지 액셀러레이터와 협업하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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