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와 준고정금리 대출은 연 1%대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첫날부터 신청자가 1만 명 넘게 몰렸다. 온라인 접수처인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는 이날 오전 잠시 마비상태에 놓였다가 오후부터 원활한 서비스를 재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에도 안심전환대출 적용 대상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접수 규모가 이날 오후 4시 기준 8,000억원, 7,200건이 신청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주금공 홈페이지는 접속 대기자만 1만 명이 넘어 사실상 신청이 어려운 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온라인 신청 시 연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서버가 폭주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은 선착순이 아니기 때문에 신청이 급증하는 정오에서 오후 3시 사이를 피해 신청하거나 혼잡하지 않은 다른 날에 신청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 대출을 연 1.85~2.2%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바꿔주는 정책 금융상품으로, 2주간 접수 후 총 20조원 범위 내에서 주택 가격이 낮은 순서로 대상자를 선정한다. 신청 조건은 시가 기준 주택가격 9억원 이하, 1주택 가구, 부부합산 소득 연 8,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같은 인기에도 안심전환대출의 형평성을 두고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이번 정책 대상에서 고정형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제외된데다 신청 조건도 모호해서다. 실제 주거용 오피스텔 1채를 보유하고 있는 A 씨의 경우 1주택자 조건으로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했지만 신청 대상자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주택법 상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사실상 무주택자인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택법에 따라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보기 어렵고 오피스텔 대출 역시 주택담보대출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규정 상 대환이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외된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 대상 고려에 대해 “정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됐고 현재 문제를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지도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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