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유입 경로 못찾아 조기차단 어려워..."잠복기 1주일이 고비"

돼지열병 발병...방역망 뚫렸다

역학조사관 투입 정밀조사에도

당국, 뚜렷한 발병 원인 못찾아

위기경보 단계 '심각'으로 격상

경기도내 돼지 타시도 반출 금지

전국 양돈농가 예찰도 실시 예정

17일 돼지 전염병인 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포클레인으로 살처분 매몰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파주=권욱기자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병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당국이 명확한 유입 경로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다른 농가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바이러스가 발생한 농가로부터 의심 신고를 접수한 즉시 농가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역학조사에 들어갔다고 17일 밝혔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지금으로서는 발생 경로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오늘 아침부터 역학조사관을 투입해 정밀 조사를 하고 있고 확산 방지가 중요한 만큼 빨리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현재까지 뚜렷한 발병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농장 환경이 ASF를 주로 일으키는 요건들에 부합하지 않는 것도 방역당국 관계자들의 머리를 싸매게 한다. 우선 농장 주인뿐 아니라 농장 관리인인 외국인 노동자 4명 역시 외국을 간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ASF 발병국이 아닌 네팔 출신이어서 이들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 농장은 남은 음식물이 아닌 업체에서 공급받은 사료를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해당 농장은 창문이 없고 출입문만 있어 야생멧돼지로 인한 발병 유인도 높지 않다.

일각에서는 ASF가 북한과 인접한 경기 파주시에서 발병한 만큼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에서는 지난 5월 ASF가 처음 발생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태풍의 영향으로 접경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야생멧돼지가 떠내려왔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만 당국은 북한 유입설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농식품부는 6월 접경 지역 농장 14곳을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별도로 실시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당국이 유입 경로를 파악하는 동안 피해 농가가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농식품부는 발생 초기 일주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계에서는 ASF 잠복기를 4일에서 최대 19일로 보고 있지만 실제 발생은 일주일 이내가 가장 많다. 당장 파주시에 이어 연천군 돼지 사육농가에서도 ASF 의심 신고가 접수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돼지열병의 완전 종식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북한에서 ASF가 발생한 직후인 6월에 “(중국의) 랴오닝성·요녕성·선양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한 뒤 10개월이 지났지만 사태가 끝나지 않고 있다”며 “유럽도 완전히 없애는 데 30~40년이 걸렸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ASF가 처음 발생한 경기도 파주의 농장과 농장주 소유의 2개 농장 돼지 3,950마리를 이날 중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다. ASF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살처분 외에는 막을 방법이 없는 상태다. 아울러 ASF 양성 확진 판정 즉시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비상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ASF 발생을 확인한 이날 오전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과 도축장, 사료 공장 등의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ASF가 처음 발생한 경기도에서 타 시도로 돼지 반출을 금지하는 긴급조치도 일주일간 시행된다.

전국 지자체에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경기도는 발병 농장에 방역지원본부 인력과 파주시 방역팀(4명)을 투입해 통제와 소독 등 초동조치를 마쳤다. 이어 김포·파주·연천 등 3곳에 각각 거점 소독시설을, 파주 3곳에 통제 소독시설을 설치했다. 또 이들 3개 지역 양돈 농가에 담당관 54명을 투입, 방역실태를 긴급 점검했다.

파주 발병 농장의 위치 등을 고려해 ASF가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북한과 접경지인 강원도도 긴급방역을 강화했다. 강원도는 ASF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을 도지사로 격상하는 한편 역학 관련 농장·차량 이동제한 및 임상관찰에 나섰다. 양돈 농가 262개소에 대해 담당관제를 운영하면서 비무장지대(DMZ) 차단 방역을 시행하고 차단 방역이 미흡한 특별관리지역의 51개 농가에는 울타리 설치를 완료했다./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