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바에 부합한다”며 “국내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미 연준에 대한 고려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평가했다.
19일 이 총재는 서울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새벽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 결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측한 방향대로 결정되면서 미국 금융시장의 금리와 주가도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여타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매파적 인하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미 연준이 나타낸 만큼 추가 인하 여지를 닫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해석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미국이 추가 금리 인하 여지를 남겨 놓은 만큼 한은도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국내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현재 가장 큰 변수로 대외적 환경의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그는 “금통위가 성장·물가·금융안정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는데 지금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에 그것이 앞으로 어떻게 국내 경제·금융상황에 영향을 미칠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돼지열병 문제는 직접적으로 통화정책에 고려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으나 중동 사태는 유가와 직결되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이미 어느 정도 알려왔던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에 그 충격이 다 반영돼 있으므로 사람들이 동요하거나 추가적인 액션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대내외적 경기상황이 좋지 않고 물가마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나타나는 상황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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