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다음달 말을 목표로 200억엔(약 2,200억원) 규모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준비했지만 일단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케미칼은 오는 11월 말 만기 도래 예정인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갚기 위해 올 초부터 엔화채권 발행을 준비해왔다. 사무라이본드는 외국 기업이나 기관이 일본 내에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으로 미국의 양키본드, 영국의 불독본드와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3대 국제 채권으로 불린다.
만기를 앞두고 발행을 사실상 철회한 데는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와 우리 정부의 맞대응 등으로 양국의 갈등이 심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환을 위해 발행 준비를 많이 했지만 한일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일본 내에서 투자수요를 확보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양국관계가 개선되는 등 여건이 성숙할 경우 발행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또 11월 만기되는 사무라이본드는 홍콩에서 발행하는 달러화 채권으로 갚기로 했다. 한화케미칼은 이날 기획재정부로부터 1,500억원 달러 규모 외화채권 발행 승인을 받았다.
한화케미칼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여타 회사도 같은 상황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 말까지 신한은행·KT(030200) 등 6개 기업이 사무라이본드 만기를 맞는다. 이들의 상환 규모는 1,725억엔에 이른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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