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합의한 삼성重은 친환경 선박 '기선 제압'

[경쟁국서 기업결합 반대 외치는 노조]

세계 첫 연료전지 원유선 개발

온실가스 배출량 45%나 감축

정진택(왼쪽)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이 이화룡 DNV GL 부사장과 연료전지 원유운반선에 대한 기본승인 인증 후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를 적용한 원유운반선을 개발했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독일 선급인 DNV GL사로부터 ‘연료전지(fuel cell) 적용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에 대한 기본승인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선 업체들은 그간 연료전지가 기존 엔진 대비 부피가 커 선내 배치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선박 모습을 바꾸지 않고 선내 배치에 성공함으로써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료전지 원유운반선에 대한 기본승인을 받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연료전지 선박에 기존 발전기 엔진 대신 LNG가 연료인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를 장착했다. 기존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의 3㎿ 발전기 엔진 대비 발전효율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45%가량 적다. 내연기관 자동차 약 1만대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SOFC는 LNG뿐 아니라 수소(H2)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수소 연료전지 선박’ 건조를 위한 기반을 갖춘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SOFC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미 블룸에너지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고 관련 핵심 공정을 자체 개발했다.

김경희 삼성중공업 의장설계팀장은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만큼 선박의 연료전지 도입은 필연적”이라며 “삼성중공업이 관련 기술을 가장 먼저 확보해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008년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단계별로 저감 목표치(EEDI)를 정했다. 선박 설계 단계부터 목표치를 만족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IMO에 등록된 모든 선박은 2015년부터 200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10%, 2020년 20%, 2025년 30% 이상 반드시 배출을 감축해야 한다. 최근 들어 2030년 40%, 2050년 70%까지 감축량을 늘리는 논의가 진행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서종갑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