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최대 도시 대전에서 유통 대전이 불붙었다. 이 상권에 일찌감치 터를 잡은 갤러리아백화점이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가운데 현대와 신세계가 도전장을 내민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올해 4·4분기 백화점 외관 리뉴얼 공사에 돌입한다고 26일 밝혔다. 23년만에 처음으로 벌이는 외관 공사로 중부권 최고 랜드마크 건물로 재탄생한다는 계획이다. 준공은 내년 상반기다.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5,700여개의 꽃 모양 모듈을 조명 커버와 결합한 미디어파사드(media facade)로 외관을 꾸민다. 갤러리아는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과 천안 센터시티 외관에 미디어파사드를 적용한 바 있으며 아트 미디어, 마케팅 콘텐츠, 환경정보 등을 미디어 파사드로 송출하고 있다.
이번 리뉴얼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백화점 사업 강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타임월드는 △명품 브랜드 입점 및 리뉴얼 △프리미엄 식품관 고메이494 오픈 △‘메종 갤러리아’ VIP라운지 외부 오픈 서비스 강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 상권을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현재 대전 내 백화점의 시장점유율을 볼 때 갤러리아가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갤러리아, 롯데백화점, 세이백화점 3사가 경쟁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갤러리아가 압도적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갤러리아가 외관 업그레이드와 상품구성과 서비스를 강화해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중부권 내 최다 명품 브랜드 보유 백화점으로 통한다. 지난해 말부터 루이비통, 구찌 등 매장을 전면 리뉴얼 하고 올해에는 프라다, 버버리 등 매장을 리뉴얼할 예정이다. 다음달 중에는 프랑스 명품 발렌시아가 매장이 새로 열린다. 오는 2021년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를 지속 입점시켜 충청 지역 최고의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에는 11년 만에 식품관 리뉴얼을 단행해 고급 식재료와 미식을 결합한 ‘컨버전스 푸드 부티크’ 콘셉트의 프리미엄 식품관 ‘고메이 494’를 선보였고 다음달에는 유성 도룡동에 VIP 클럽 라운지인 ‘메종 갤러리아’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사들은 갤러리아의 이같은 독주를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는 과거 대전 엑스포공원이던 사이언스 컴플렉스에 백화점을 2021년 출점한다. 목표는 충청권 1위.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강남점이, 광주·전남에서는 광주점이, 부산·경남에서는 센텀시티점이, 대구·경북에서는 대구점이 각각 지역 내 매출 1위”라면서 “대전점 또한 충청권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을 오픈해 지역 상권에 도전한다.
유통업계에서는 대전 상권을 사이에 둔 유통 공룡들의 전쟁이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보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대전은 연구직 종사자 등 중산층 이상 전문가가 많고 지리적인 접근성이 뛰어나 매력적인 상권”이라면서 “백화점 업계의 경쟁 또한 상대적으로 덜 타이트해 업계가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맹준호·허세민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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