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를 향한 미국의 무역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퀄컴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이 거래를 다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들은 화웨이 제재가 길어질수록 오히려 자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정부에 제재 완화를 요청하고 있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회사 퀄컴이 화웨이에 대한 납품을 재개했다.
화웨이는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을 생산하고 있지만 고성능 반도체를 보유한 퀄컴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다만 어떤 부품을 거래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퀄컴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다시 시작한 이유는 금액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화웨이가 퀄컴과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과의 거래에 사용한 액수는 110억 달러(약 13조 1,626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퀄컴 이외에도 미국 정부에 화웨이와의 거래를 허가하는 특별 면허를 신청한 기업은 13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화웨이 제재를 “비미국적(un-American)”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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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스미스 MS CFO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화웨이와 미국 기업들간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며 “규제는 사실, 논리, 법률에 근거한 타당한 이유 없이 나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이 세계에서 널리 쓰이지 못하면 세계적인 기술 기업이 될 수 없다”라며 “세계적인 기술을 관리하는 유일한 길은 정부끼리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IT 업계는 꾸준히 화웨이 제재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국 기업들이 발전하기 위해선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미국 상무부에 보내기도 했다. SIA는 퀄컴과 인텔 등이 속해 있는 협회다.
SIA는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 산업의 세계 3대 구매기업”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조건 하에 화웨이에 대한 제품 판매 허가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밖에 미국 우방국으로 ‘화웨이 보이콧’에 참여했던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도 주요 칩 설계 아키텍처를 계속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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