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이어 편의점까지 주류 편성을 확대·다양화하고 있다. 술은 이커머스에서 팔 수 없는 품목이라는 점을 파고든 것으로 매장에 더 많은 고객을 불러들이기 위해 술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이 최근 일제히 주류 상품 구성 강화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1.5ℓ짜리 ‘레오 드 샹부탱’ 와인을 7,900원에 출시해 호응을 얻었고 다음달 주력 행사로 와인페어를 준비 중이다. 아울러 롯데 유통채널만 단독 계약된 330㎖ ‘L맥주’ 12캔을 9,9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도 술에 잔뜩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4,900원짜리 와인을 출시해 일주일만에 11만 병 넘게 판매하는 빅히트를 친 데 이어 20일부터는 정육 상품과 함께 와인을 구매할 경우 와인 값의 5%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연중 진행 중이다. 육류와 주류의 연계 진열에도 신경쓰고 있다. 고기를 보면 술이 생각나고, 술을 보면 고기와 함께 먹고 싶은 심리에 착안해 두 품목의 매출 동반 상승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마트 측은 “ 3월20일 이후 현재까지 주류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전체 와인 구매 고객의 80%가 정육 제품과 함께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마트들이 술 진열대를 늘리고 상품 구성에 신경쓰는 가장 큰 이유는 일상의 ‘장보기’를 이커머스로 해결하기 시작한 고객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다. 주세법과 관련 시행령상 술은 민속주 일부를 빼면 통신판매가 되지 않는다. 인터넷 판매 자체가 금지돼 있어 어떤 사람이든 술을 사려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분증을 보여주고 구입해야 한다.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은 온라인으로 향하는 매장으로 고객을 불러들이기 위한 가장 좋은 품목이 술이라고 판단하고 술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편의점도 뛰어들었다. 세븐일레븐은 혼술 트렌드를 반영해 100㎜ 소용량 ‘원글라스’ 종이팩 와인 5종(5,000원)을 운영 중이고 4개 5,000원 짜리 수입맥주도 취급하고 있다. 수제맥주도 ‘골목대장’, ‘에일의정석’ 등 두 종류를 3개 3,900원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마트24는 “술은 우리가 제일 열심히 한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한다. 실제 올해 2월 처음 주류 카테고리킬러 매장을 800여개까지 확대했다. 이마트24 주류 카테고리킬러는 와인 80여 품목, 위스키 20여 품목, 크래프트비어(소규모 자체 생산 맥주) 10여 품목 등 총 120여개 품목을 판매한다. 당초 올해 말까지 500점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는데 가맹점의 적극적인 참여에 7개월 만에 800여점으로 늘어났다. 주류 카테고리 킬러 매장 외 일반 점포에서도 다양한 와인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올해 1~8월 이마트24 주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배 늘었다.
CU도 수입맥주, 수제맥주, 초저가 와인 라입을 강화하고 있다. CU 관계자는 “재미있는 술과 저도주를 선호하는 젊은층을 타겟으로 꿀이 들어간 소주(꿀주) 등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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