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와 SK텔레콤(017670)이 만든 OTT(Over The Top) 서비스 ‘웨이브(WAVVE)’에 교직원공제회가 1,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대형 기관투자가가 토종 OTT에 투자하는 첫 사례로 선발주자인 웨이브의 성장에 확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SK텔레콤도 추후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콜옵션(특정 시점에 지분을 살 권리)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통합 OTT ‘웨이브’에 1,000억원을 출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00억원 규모의 웨이브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프로젝트펀드에 주요 투자자(앵커)로 참여하는 형태다. 해당 펀드는 미래에셋벤처투자 PE본부와 SK증권(001510) PE본부가 공동으로 조성한다.
투자가 이뤄지면 국내 연기금·공제회가 OTT에 투자하는 첫 사례가 된다. 교직원공제회는 연기금·공제회 가운데 국민연금에 이어 두 번째로 운용 규모가 커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통한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기관투자가가 SK텔레콤의 영업력과 지상파 3사의 콘텐츠가 낼 시너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가 앵커로 참여하면서 나머지 자금 모집도 순항하는 모습이다. 이미 국내 주요 증권사와 중앙회, 캐피털사들이 투자를 확정하고 투자심의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유치 작업은 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CB 투자 조건으로 ‘4년 이내 기업공개(IPO) 진행’이 붙어 있다. IPO 성사 시 교직원공제회는 20% 초반대의 기대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분을 최대 50%까지 확대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주 간 협의 끝에 SK텔레콤은 향후 방송 3사와 CB 투자자의 지분을 최대 20%까지 사올 수 있게 됐다. 초기 자본금 2,000억원을 투자한 SK텔레콤은 현재 웨이브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OTT 시장은 앞으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디즈니와 AT&T 등도 자체 OTT 서비스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CJ ENM과 JTBC가 OTT 합작법인(JV)을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웨이브는 지상파 3사의 독점적 콘텐츠를 활용해 국내외 OTT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의 자체결합상품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도 기대된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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