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일 일부 생산라인에 국산 액체 불화수소를 투입해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LG디스플레이·삼성전자 등이 일본 고순도 불화수소 일부를 국산품으로 대체한 데 이은 성과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민감도가 낮은 공정부터 고순도 불화수소 일부를 국산 소재로 대체해 적용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반도체 업계보다 국산 불화수소 대체 속도가 더 빠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국산 액체 불화수소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조만간 생산라인에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내 불산액 100% 국산화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 등은 연초부터 일본의 수출규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력사들에 대응방안 마련을 주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와 관련해 장비공급 라인과 소재공급 라인, 제품생산 라인 등이 국가별로 분업 형태로 구축돼 있는데 최근 일본 정부의 행보는 이 같은 글로벌 공급 사슬망에 균열을 일으켰다”며 “기업인들이 ‘불확실성’을 무엇보다 싫어한다는 점에서 한국 업체의 소재 국산화 움직임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가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수입하기로 한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허가 승인 건수가 총 7건이라고 밝혔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 1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1건, 포토레지스트 3건 등 5건이 수출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지난달 30일 수출 승인된 에칭가스 2건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이번에 수출 승인된 기체 불화수소 2건은 각각 SK하이닉스·삼성전자가 수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 본부장은 일본의 수출허가 승인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자료 보완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또 “정부는 얼마든지 일본과 협의할 용의가 있고 일본 측에도 요구했으나 일본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