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계절이 다가오면서 백화점업계가 캐시미어를 소재로 한 의류를 대대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사전기획을 통해 저렴한 가격대의 상품을 마련하는 한편 최고급 캐시미어 소재의 정장까지 선보이면서 겨울 멋쟁이가 되려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3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차별화된 캐시미어 아이템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캐시미어는 무게가 가볍고 보온 효과가 뛰어나 대표적인 겨울철 고급 의류 소재로 꼽힌다. 또 동물 학대 이슈가 끊이지 않는 모피나 구스다운과 달리 인도 카슈미르 지방에서 자라는 산양의 털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어 친환경 소재로 평가받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은 ‘가성비’를 높인 캐시미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가을 정기 세일이 시작된 지난 달 27일부터 니트 전문 자체 브랜드(PB) ‘유닛’을 통해 10만원 이하의 캐시미어 니트와 머플러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가격대를 낮추기 위해 최상급으로 꼽히는 네이멍구 지역 캐시미어 원사를 1년 전부터 대량 매입했다. 김재열 롯데백화점 PB운영팀장은 “겨울철 스타일과 보온성 모두를 중시하는 고객들에게 캐시미어 소재가 인기 높지만 비교적 고가라는 점 때문에 대중적이지는 않았다”며 “사전 기획을 통해 캐시미어 100% 여성용 니트를 8만8,000원에, 남성용 니트를 9만8,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울·캐시미어 전문 매장을 마련했다. 지난달 말 압구정 본점 4층에 문을 연 ‘존스톤스’는 현대백화점이 상품을 100% 직매입해 운영하는 매장이다. 존스톤스는 1797년 스코틀랜드에서 론칭한 222년 전통의 울·캐시미어 전문 브랜드다. 일부 편집매장에서 존스톤스가 판매된 적은 있지만 단독 매장을 오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장에서는 존스톤스의 대표 상품인 머플러를 비롯해 캐시미어 니트·코트 등 의류도 판매하고 있다. 대표 상품인 캐시미어 머플러는 37만9,000원, 니트 61만9,000원, 울핸드메이드 코트는 299만원이다. 이밖에 선물 아이템으로 선호도가 높은 모자, 장갑 세트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캐시미어 소재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를 직접 도입해 선보이게 됐다”며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에 맞춰 해외 직구 가격과 비슷하거나 저렴한 수준으로 판매가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자체 여성복 브랜드 ‘델라라나’를 앞세워 캐시미어 전쟁에 가세했다. 차별점은 캐시미어 니트는 물론 여성 정장까지 선보인다는 점. 델라라나는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캐시미어 가디건이 99만8,000원, 캐시미어 톱 니트가 49만8,000원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가을을 맞아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고급 소재로 정장과 캐시미어 니트, 재킷을 만들었다”면서 “보온성을 높이는 동시에 세련된 오피스룩과 캐주얼한 일상복으로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