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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1조8000억 LNG 유조선 수주 '초읽기'

그리스 캐피털해운서 발주

가삼현 사장, 이달중 유럽行

건조완료땐 '세계 최초' 타이틀





현대중공업이 1조8,45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수주 부진의 늪을 친환경선박인 LNG 추진선을 발판 삼아 빠져나오려 하는 것이다. 세계 최초로 발주되는 LNG 추진 VLCC의 수주 계약을 따내기 위해 가삼현 사장이 이달 중 직접 유럽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계약 후 건조가 완료된다면 세계 최초의 LNG 추진 VLCC가 탄생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캐피털해운은 최근 현대중공업에 LNG 추진 VLCC 건조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 사장은 수주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이달 내 유럽행 비행기에 오를 계획이다. 다만 회사 측은 세부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정확한 일정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애초 가 사장이 이번주 내 계약 완료를 목표로 이미 유럽으로 떠났다고 알려졌지만 좀 더 확실한 수주를 위해 한국에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할 선박은 30만DWT(최대적재량) 규모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원유 운반선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현재까지는 17만DWT급이 최대다. 지난달 현대중공업은 그리스 캐피털해운과 총 14척의 LNG 추진 VLCC를 공급하는 건조의향서(LOI)를 맺은 바 있다. 본계약에 앞서 선박을 건조할 도크를 선정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을 조율하는 사전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아직 이번 계약에서 14척의 선박 모두를 계약할지는 미지수다. LOI 소식이 전해질 당시 캐피털해운은 현대중공업에 확정 물량 10척, 옵션 물량 4척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0척의 건조 이후 상황에 따라 4척의 건조가 결정되는 계약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에서는 세계 최초로 건조가 시도되는 선박인 만큼 캐피털해운이 첫 계약 시에는 안전하게 1척만 먼저 발주할 수도 있다는 시각과 여러 척이 동시 발주된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첫 건조 선박은 오는 2021년 인도될 것이라는 관측에는 이견이 없다. LNG 추진 VLCC의 선박당 가격은 1억1,000만달러(약 1,318억원)다. 기존 선박유 추진 VLCC의 가격인 9,600만달러(약 1,148억원) 대비 15%가량 가격이 높다. 14척을 모두 계약할 경우 총 수주 규모는 1조8,450억원에 달한다.



LNG 추진 VlCC의 대규모 수주 배경에는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와 낮은 운임을 유지해야 하는 해운사의 고민이 담겨 있다. 황산화물 및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LNG 추진선이 필요한데 문제는 높은 선박 연료값과 덩달아 뛰는 운임이다. 이 때문에 해운사는 한 번에 많은 원유를 운반할 수 있는 VLCC를 도입해 조금이라도 운임을 낮추려 LNG 추진 VLCC를 주문하는 것이다. 쉘·토탈 등 글로벌 에너지·화학회사들 역시 LNG 추진 VLCC에 관심을 두고 있다. 캐피털해운은 이들과 용선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보급률이 전 세계적으로 포화 상태인 현재 LNG 추진선은 한국 조선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KOTRA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선박 발주 시장의 1,085억달러(약 129조7,334억원)가 LNG 추진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체 선박 발주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비중이다. 세계 선사들 역시 신규 LNG 추진선 발주에 긍정적이다. 올해 독일 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에서 발표된 해사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0대 선사 10곳 중 4곳은 LNG 추진선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호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국내 조선업계 기술이 부족했던 해양플랜트와 달리 LNG 추진선 기술은 중국 조선업 대비 5년 이상 앞서는 등 국내 업체가 독보적”이라며 “국내 조선업계 간 과당 경쟁만 피한다면 LNG 추진선 수주는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리라고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국내 조선 3사는 최근 세계 선박시장 발주 부진으로 연초 목표액 대비 36~54% 수준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3사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추진선과 운반선 수주로 어려움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까지 올해 수주 목표 159억달러 대비 37%인 59억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계약으로 15억4,000만달러가 추가 수주되면 현대중공업의 달성률은 46.7%로 껑충 뛰어오른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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