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 폰’이 스마트폰 폼팩터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는 가운데 폴더블과 듀얼스크린이 주인공 자리를 놓고 맞붙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각각 폴더블과 듀얼스크린 진영을 대표하면서 폼팩터 혁신을 앞서서 이끌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가 개척해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을 지난달 국내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싱가포르에서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중 인도와 아시아, 중동, 유럽 등으로 출시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갤럭시 폴드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폴더블폰인 만큼 스마트폰의 형태(폼팩터)의 혁신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덕분에 혁신제품을 기다려온 대기수요가 출시 초기에 대거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품귀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개인간 거래를 통해 갤럭시 폴드를 백만원 이상의 웃돈을 붙여 거래하는 진풍경까지 빚어졌다.
그 뒤를 이어 화웨이는 바깥으로 접는(아웃폴딩) 폴더블폰 메이트X를 이달 중 내놓겠다고 발표했으며 모토로라도 위아래로 접는 폴더블폰 레이저를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출시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내년부터 폴더블폰이 잇따라 나오기 시작하면 시장 규모가 오는 2023년 3,68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의 장점은 절반으로 접힌 디스플레이를 펼쳤을 때에도 화면을 분할해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갤럭시 폴드의 경우 ‘멀티 액티브 윈도’ 기능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면서 영화를 보는 등 화면을 2~3개로 나눠 작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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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로 급부상 중인 듀얼스크린폰의 바람은 해당 제품을 처음 출시한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초 듀얼스크린폰인 LG V50 씽큐(ThinQ)가 출시되면서 접는 폰 시장이 양분되는 분수령을 맞게 됐다. 이어서 LG전자는 후속 신작인 V50S 씽큐도 오는 11일 출시하기로 했다. 특히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 한 곳인 미국에 처음으로 듀얼스크린을 내놓기로 해 글로벌 바람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듀얼스크린에 최적화된 앱 생태계 활성화에도 가속을 붙이고 있다. 화면을 분할해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를 V50S 씽큐에 기본 탑재하는 한편 게임방송 플랫폼 트위치와도 협업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듀얼스크린을 활용하면 트위치 이용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다른 스크린으로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다”라며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를 위한 특화 기능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더블폰에 비하면 듀얼스크린폰의 기술 혁신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이용자의 시선에서 보면 폴더블폰과 비슷한 기능을 훨씬 낮은 가격으로 체험할 수 있어 실용적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또 폴더블폰이 화면 깨짐과 같은 내구성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반면 듀얼스크린폰은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검증된 제품이라는 측면에서 유리한 입지에 서 있다.
듀얼스크린폰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자 해외 업체도 시장 진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스마트폰 사업을 사실상 접었던 것으로 평가받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개발 중인 듀얼스크린폰인 ‘서피스 듀오’을 공개한 것이다. 내년 중 출시될 해당 제품은 5.6인치 디스플레이 2개를 360도 접거나 펼칠 수 있다. LG V50S 씽큐처럼 2개의 화면으로 각기 다른 앱을 실행할 수 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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