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숍을 대형마트가 론칭한 경우가 있나요? 남성전문 편집숍 ‘쇼앤텔’은 대형마트가 진화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마트가 지난해 남성 편집샵 쇼앤텔을 론칭한지 1년을 맞았다. 쇼앤텔은 이마트가 체험형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 처럼 ‘남자들의 놀이터’를 선보이겠다며 내놓은 남성전문 편집숍이다. 남훈 쇼앤텔 크레이티브 디렉터는 7일 서울경제와 만나 “노 브랜드, 초저가 실험을 하고 있는 이마트의 혁신의 또 다른 사례가 쇼앤텔”이라며 “남성들도 마트나 쇼핑몰을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것이 쇼앤텔의 목표”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해 론칭과 동시에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과 하남 스타필드 입점에 성공한 쇼앤텔은 입점 1년 만에 신세계백화점 강남 본점 등 매장 수를 7개까지 확장했다. 남 디렉터는 “패션 회사들도 어려워하는 편집숍을 패션회사가 아닌 이마트가 7개나 냈다는 것은 패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그간 편집숍이 하이엔드 제품만 취급했다면 쇼앤텔은 가성비를 따지는 요즘 트렌드에 맞게 가격 대비 질이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이드인 이탈리아 재킷이 다른 편집숍에서는 70만~80만원에 팔리지만 쇼앤텔에선 30만원 선”이라며 “초저가를 내놓고 있는 이마트의 행보와도 비슷하다”고 밝혔다.
쇼앤텔이 가성비 좋은 해외 생산 제품을 들여올 수 있는 배경에는 편집숍을 경영해 온 남 디렉터의 ‘네트워크’가 한 몫 했다. 그는 “오랫동안 편집숍을 운영해오며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들과 직거래 루트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직거래를 통해 유통비를 줄이고 손 바느질 등 과함한 디테일을 생략한 것이 가격을 낮추는 힘”이라고 밝혔다.
가성비뿐 아니라 남성은 물론 남편과 남자친구의 선물을 사기 위해 찾은 여성고객들도 겨냥한 것이 쇼앤텔의 또 다른 특징이다. 남 디렉터는 “쇼앤텔의 콘셉트는 ‘선물 가게’”라며 “남성들은 와서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을 찾고 여성들은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줄 옷을 비롯해 지갑 등 다양한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명 작가로부터 영감을 얻어 디자인 방향을 정하는 것도 쇼앤텔이라는 브랜드의 힘을 더해주는 요소다. 남 디렉터는 “올해 가을·겨울 제품의 방향은 한국에서도 전시회가 열려 유명해진 데이비드 호크니에게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며 “다양한 예술 작품들로부터 모티브를 받아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또 다른 감동을 주겠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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