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 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특허를 침해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개시한다고 공지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달 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화학미시간·LG전자를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파우치형 배터리 셀, 모듈, 관련 부품 등에 대한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이다.
앞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 아직 상업가동에 들어가지 않아 미국 산업과의 연관성이 적다’는 취지로 ITC에 약식심리를 요청했으나 서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반려됐다.
ITC는 조만간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조사)’를 위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 조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ITC의 증거개시는 분쟁 당사자가 가진 증거를 공개하도록 강제해 보다 엄격한 조사를 가능하게 하는 절차다.
이번 ITC 조사는 LG화학이 4월 제소한 건에 비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당시 LG화학이 주장한 영업비밀 침해와 달리 특허침해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술수출 승인을 받는 절차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특허가 공개돼 있는 만큼 출시된 제품을 뜯어보는 것만으로 침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판결은 내년 말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산업기술 유출 방지 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형사 고소했고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에 대해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특허침해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추가 제기하기도 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