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어닝서프라이즈를 신고한 데 이어 8일 삼성전자까지 증권가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이날 국내 증시에서 정보기술(IT)과 부품·장비주가 일제히 튀어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급망 확대 기대에 그간 매도세를 이어온 외국인들이 무려 2,37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태세를 전환했다.
이날 IT와 부품·장비주의 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오르며 유가증권시장은 전일 대비 1.21% 오른 2,046.25, 코스닥은시장은 전일 대비 1.31% 오른 635.41로 장을 마쳤다. 이날 장을 끌어올린 것은 국내 증시의 대장 격인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발표다. 삼성전자는 이날 3·4분기 잠정 연결 영업이익이 7조7,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증권사 전망치 평균(7조1,085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덕분에 삼성전자가 2.41% 오른 것을 비롯해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각각 3.76%, 3.19% 상승했다. 삼성전자 관련 종목의 오름폭은 더 컸다. 반도체주 중에서는 솔브레인이 22.22%, 원익머트리얼즈가 6.07% 올랐고 테스는 3.54%, 유진테크는 2.91% 상승했다. 코미코는 3.89% 예스티는 3.04%, 원익IPS도 2.23% 올랐다. 이밖에 케이씨텍과 피에스케이도 각각 2.84%, 3.55%씩 상승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아이씨디가 9.03% 올랐고 일진디스플레이가 4.57%, 덕산네오룩스가 2.47% 상승했다. 에스에프에이와 AP시스템은 각각 1.98%, 1.03% 올랐다.
한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영위하는 사업과 관련이 있는 IT·장비 종목은 삼성전자의 투자로 공급망이 확대될 것이라는 믿음에 주가가 크게 뛰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실적이 잇따라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증시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이 커지며 향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만 2,37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난달 8월6일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큰 폭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 시장이 제일 좋을 것이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곳이 반도체인데 외국인들은 매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매수 시점을 좀 앞당긴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