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보험 매출(수입보험료) 성장률이 0%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 둔화와 시장 포화로 신규 계약은 줄고 해지는 늘면서 2017년부터 이어진 보험 매출 성장 정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험연구원은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보험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인 조찬회’를 열고 올해 국내 수입보험료 성장률은 0.3%, 내년에는 0%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6년 3.5%의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국내 수입보험료 규모는 202조원 수준에서 정체됐다. 2017년 -1% 역성장한데 이어 2018년에는 -0.2%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올해와 내년 수입보험료 전망치도 각각 202조6,000억원, 202조7,000억원으로 전망대로라면 4년 연속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셈이다. 특히 장기 인보험 시장이 그나마 성장하고 있는 손해보험과 달리 생명보험은 저금리와 주식시장 침체, 경기 불황에 따른 보험 가입 기피와 해지 증가로 올해와 내년 2% 이상 수입 보험료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다. 생명보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올 상반기 32.4% 하락세로 돌아섰고 손해보험은 -29.5% 줄며 2년 연속 성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원은 저성장·저금리 국면에서 보험사들이 성장성 중심의 경영 전략을 탈피하고 리스크 및 고객 관리에 중점을 둘 것을 당부했다. 고위험 상품을 개발하거나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는 대신 저금리 국면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부채관리 및 기존 판매 상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새로운 시장의 태동에 대비해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구조적인 저성장 환경에서 시장점유율에 치중한 전략은 필연적으로 부채 위험과 민원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 관리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조직 운영과 경영자 성과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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