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9일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을 일부 확인했다”며 “해당 사안의 법규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며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임운용은 대형 증권사들을 끼고 코스닥 부실기업 전환사채(CB)를 장외업체들과 거래하거나 자펀드 간 자전거래를 통해 펀드 수익률을 관리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7월 의혹이 불거진 직후 라임운용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며 사태가 진정되나 싶었지만 이달 1일 돌연 다음날이 만기인 펀드에 대한 상환금 지급 연기를 발표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8일 환매 중단을 발표하며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의혹이 보도되며 금감원 조사를 받게 된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릴레이 환매 요청으로 이어졌고 결국 환매 중단 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환금 지급 연기, 환매 중단 등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사건이 하나둘씩 터지는 상황에서 관련 의혹이 일부 확인되며 라임운용은 추가적인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
금감원은 “사모 펀드의 환매 요청에 대한 대비는 전적으로 운용사의 몫”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펀드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펀드런이란 펀드 수익률 악화를 우려한 펀드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한꺼번에 몰리는 대규모 환매 사태를 일컫는다. 이럴 경우 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 라임운용 입장에서는 손쓸 방도가 없게 되고 헐값에 투자자산을 매각해야 해 결국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금감원 입장에서는 최근 불완전판매로 문제가 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도 사모펀드 상품이라는 점에서 고민이다. DLF와 관련해 피해자 손실보전비율 논의가 오가는 와중에 이번 사태가 투자자 피해로 이어져 손실을 본 투자자가 금융당국의 책임론을 들고 나올 경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