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4번째 검찰 조사를 받고 17시간 만에 귀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모펀드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조사가 집중됐는데 정 교수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9시부터 이날 오전 1시 50분까지 정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는 오후 5시 40분께 끝났지만 조서 열람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져 변호인의 신청에 따라 자정 이후까지 열람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교수는 지난 3일 첫 조사를 시작으로 5일, 8일에도 검찰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통상 검찰 조사를 받는 피의자는 1층 로비에서 출입증을 받아 조사실로 향하지만 정 교수는 비공개로 소환돼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신병 처리를 고심하고 있다.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 못 다한 조사를 위해 추가 소환할 가능성도 있다.
정 교수는 지난 3일 1차 조사 당시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 등 건강 상태를 이유로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이후 2차 소환 때 1차 진술조서를 열람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검찰은 앞서 세 차례 조사에서는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 위조 등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증거인멸 혐의를 주로 물었는데 전날은 사모펀드 의혹 위주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조 장관이 2017년 5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되며 주식 직접투자를 할 수 없게 되자 사모펀드를 활용해 사실상 직접투자와 차명 투자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딸의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는 이미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사라진 노트북 컴퓨터의 행방에 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조 장관 일가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를 조사해 조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정 교수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나 차량에 있던 정 교수의 노트북을 되돌려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이 만난 여의도 호텔의 CCTV도 검증했다. 검찰은 노트북에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와 관련한 증거는 물론 사모펀드 관련 자료도 담겼으리라 추정하지만 정 교수는 노트북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