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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사우디 갈등, 유조선 폭발로 격화

조난신호 응답 놓고 주장 엇갈려

美, 사우디 피격 후 병력 추가배치

사우디아리바이 항구 제다 인근을 운항하던 이란 유조선 사비티호에서 폭발이 일어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 홈페이지 캡처




지난 11일(현지시간) 홍해상의 이란 유조선 사비티호에서 외부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난 것을 놓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란이 이번 공격의 배후로 사우디를 유력하게 보는 가운데 사비티호의 조난신호에 사우디가 응답했는지를 놓고 양국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사우디 국경수비대는 12일 국영 SPA통신을 통해 이란 유조선의 선장이 구조요청을 해와 도움을 주려 했으나 이란 유조선이 사우디 해양당국이 보낸 응답신호에 답하지 않은 채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국영 유조선회사(NITC)는 11일 사비티호가 조난신호를 보냈으나 인근 국가(사우디)나 선박이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사우디를 이번 공격의 유력한 배후로 보고 있다. 이란 관계자는 11일 블룸버그통신에 유조선 탱크에 발사된 미사일은 사우디에서 온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사비티호의 폭발 경위를 자세히 규명한 뒤 책임자가 밝혀지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12일 “홍해에서 이란 유조선을 공격한 행위는 긴장을 조성하려는 자의 소행으로 의심한다”면서 “그 비겁한 행태를 즉시 면밀히 조사해 진상을 알아낸 뒤 적절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11일 사우디 서부 항구도시 제다에서 100㎞ 정도 떨어진 홍해를 운항하던 이란 유조선 사비티호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됐다. NITC는 이 폭발이 사고가 아니라 오전5시와 5시20분께 미사일 두 발이 차례로 유조선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4일 사우디 핵심 석유시설이 드론의 공격을 받자 미국과 사우디가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던 만큼 이번 이란 유조선 공격이 사우디 측의 보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 이후 사우디 방공망 강화를 위해 약 3,000명의 대규모 추가 병력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군사장비를 사우디에 배치하기로 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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